<열린마당> 문화산업 육성에 관한 제언

김용찬 한국문화진흥 사장

 올해 들어 정부에서는 「문화산업을 21세기 국가기간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더욱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는 다가올 21세기를 지식중심사회로 규정하고 문화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 국가경쟁력의 기반산업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지원계획과 제도가 마련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일을 하는 회사 대표로서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여기고 있으며, 앞으로도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실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단지 정책수행 과정에서 간과하지 않았으면 하는 점이 있어 두 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소비자 중심의 정책수행이 과제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는 점이다. 고객만족시대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문화소비자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문화를 공급하는 것은 모든 정책의 기본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문화생활을 향유할 공간 자체가 부족한데다 편리한 예약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탓에 문화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제반 문화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며, 시장 또한 공급자 위주로 흐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소비자의 다양성을 수용해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공급에 힘써야 할 것이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문화생활에 대한 관심증가는 물론 참여도도 높아지리라 생각된다.

 둘째, 문화소외계층을 포함하여 전국민의 문화소비를 촉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문화소비의 촉진은 문화산업의 기간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라고 생각되며 이를 통해 문화산업의 저변확대 및 국민 개개인의 문화생활 수준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문화수준의 세계 일류화를 기함은 물론 축적된 문화자원을 기반으로 문화관련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문화와 경제는 대립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고 공생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문화자본·문화경제학이라는 학문 분야까지 생겨날 만큼 문화는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와 함께 제조업 분야에서도 이제는 상품만이 아니라 그 상품 속에 문화적 부가가치를 담지 않으면 제품 구실을 하지 못하는 세상이 오고 있어 각 기업들은 상품에 감동적인 문화요소를 결합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의 힘이 어느 자본이나 기술 못지 않게 중요한 변화의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지금 정부에서도 문화생활비에 대해서는 소득공제를 해주는 등 문화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꿔 국민의 문화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다가오는 21세기는 분명 문화중심의 사회가 될 것이다.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문화산업은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문화산업 육성은 물론 소비자의 문화향유 욕구를 채워주는 일에 정부 및 관련기업과 단체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