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의공학교실
「넥스트 밀레니엄(Next Millennium)형 첨단 전자의료기기 개발의 리더.」
가톨릭대 의과대 의공학교실(주임교수 신경섭)이 타 대학 의공학과나 연구소와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부분은 아이템이 국산화되지 않은 고가의 첨단 전자의료기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메디슨 등과 공동 개발중인 3.0테슬라(T)급 고자장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 제이엠테크놀로지 등과 공동 개발중인 디지털 X선 촬영장치(DR), 전자식 고에너지 X선 영상확인장치,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 자동화시스템 등이 이 교실에서 개발하고 있는 의료기기다. 이는 모두 국내 최초거나 세계적으로도 몇몇 선진업체에서나 개발할 수 있는 차세대 의료기기들로 인터넷과 접목할 경우 「진단」과 「치료」의 개념을 바꿔 버릴 수 있는 기술도 포함돼 있다. 이미 개발을 마치고 임상 적용중인 의료기기로는 컴퓨터를 이용한 방사선 수술시스템과 미니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 등이 있다.
조만간 개발에 착수할 의료기기도 놀랄 만한 것이다. 디지털 유방암진단기, 디지털 혈관조영장치(DSA), 디지털 감마카메라, 단일광자방출전산화 단층촬영장치(SPECT), 원격 환자감시장치, 인공 고관절 등으로 기기에 따라서 대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품목도 있다. 세계 최고자장인 14.7T급 MRI와 마이크로 로봇을 이용한 방사선 수술시스템, 차세대 감마나이프인 일명 사이버나이프 등도 장기 개발 계획으로 잡혀 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첨단 전자의료기기 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타 대학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교수진의 면면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신경섭 교수는 가톨릭의대에서 심혈관 및 중재적 방사선과학 분야와 초음파 진단학을 전공한 의학박사로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진단방사선 분야 권위자다.
이같은 이유로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지만 지난 95년부터 3차원 방사선치료계획시스템과 초고속 핵자기공명 진단기기의 영상처리기술 등 보건복지부·산업자원부·과학기술부 등으로부터 15개 프로젝트에 92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민간 업체들의 지원분까지 포함하면 100억원을 훨씬 넘는다. 이는 가톨릭대 내 연구비 수혜액 1위이자 전국 의공학교실을 통틀어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이 교실의 역사는 의외로 짧다. 지난 97년 1월 가톨릭의과학연구원 생체의공학연구소와 자기공명 영상연구실을 개설하고, 3월 의공학교실을 개설한 후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받아들이면서 2년여 만에 내부 기반을 닦은 이 교실은 가톨릭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최근 급속한 발전의 기로에 서 있다.
신경섭 교수는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와 경쟁에서 벗어나 세계 초일류 대학 및 연구소를 경쟁 상대로 삼고 2000년대 초 명실상부하게 세계 초일류 전자의료기기 연구사이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며 국내업체들의 관계에 있어서도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수 있는」 연구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