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가 되살아나고 있다.
대우전자는 지난 1∼2월까지만해도 빅딜파문으로 모든 경영활동이 극도로 위축된 모습을 보여왔으나 최근 빅딜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빠른 속도로 정상을 되찾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대우전자 관계자들은 『TV·VCR·냉장고·세탁기 등 올초 7∼8% 가량씩 낮아졌던 주력 가전제품의 시장점유율도 최근 다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전자는 지난 3월 절전효과를 크게 높이면서도 냉각성능은 강화한 「동시만족」 냉장고와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기존 제품과 동일한 기능을 갖춘 VCR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이들 제품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 따라서 이 제품의 시장점유율도 올초 17%와 12%에서 최근 25%와 20% 정도로 향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점유율 향상은 지난해까지 유지해 온 22∼23%대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각각 20%와 25%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온 TV와 세탁기의 경우도 그동안 대표모델을 교체하지 못하거나 적극적인 판촉활동 부족으로 시장점유율이 13%와 18%까지 떨어졌었으나 최근에는 다시 18%와 23%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전자는 특히 올해 처음으로 독자사업에 나선 에어컨도 최근 일부 품목이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판매량이 늘고 있어 사업개시 1년만에 안정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대우전자가 내수시장에서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가전 내수시장이 되살아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빅딜이 철회될 가능성이 높아져 내부적으로도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대우전자측에서는 외자유치를 통해 독자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측에서도 대우전자 인수를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우전자 빅딜 무산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인 것.
이같은 상황 변화에 따라 올초만해도 빅딜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전긍긍, 일손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직원들의 모습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변했다.
대우전자는 경영활동이 정상을 찾아감에 따라 그동안 중단했던 광고활동도 재개했다.
지난 3월부터 99년 냉장고인 「탱크냉장고 동시만족」에 대한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있는데 이어 최근에는 여름상품인 에어컨 광고에 집중하는 등 품목별 판촉활동 및 기업이미지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대우전자는 또한 조만간 출시할 예정인 절전형 TV와 세탁기 등에 대해서도 TV광고를 제작해 방영키로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기업이미지 광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최근 들어 대우전자가 경영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는 또 다른 부분은 바이어들의 이탈현상이 멈췄다는 것.
이와 관련 대우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우전자가 빅딜파문에 휩싸이면서 상당수 바이어들이 추가 주문을 내지 않거나 아예 다른 거래선을 찾는 등 수출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최근 들어 이같은 현상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국내시장에 이어 해외시장에서도 조만간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대우전자에 대한 빅딜철회 방침이 결정된 것이 아니어서 이른 시일내에 빅딜을 철회하는 것만이 대우전자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