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컴퓨터, "용산" 진출 의미

 세진컴퓨터랜드가 우여곡절 끝에 용산점을 19일 개점하고 영업에 들어간다.

 세진은 지난 96년부터 용산점 개점을 추진해왔지만 그동안 용산 전자상가내 상우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 반발에 부딪혀 좌절됐다.

 전자랜드 매장에 이어 터미널상가 등에 입점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이번에 나진상가에 매장을 개장함으로써 비로소 용산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세진컴퓨터랜드의 용산점 진출은 세진으로 보나 용산시장으로 보나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세진의 경우 잠실점을 오픈한 이후 대형 상권을 공략하지 못하던 차에 이번에 용산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컴퓨터 종합 양판점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PC산업의 중심지라 할 용산에 진출해 그동안 시행하지 않았던 가격정찰제를 실시하고 컴퓨터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주변기기 등을 모두 취급하는 종합 양판점으로 자리매김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용산 컴퓨터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세진은 특히 시장가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 확보를 위해 MS와 인텔·한국HP·엡손·대우통신·삼보컴퓨터 등과 연계해 기획상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어서 기존 컴퓨터 유통업체들에는 세진의 진출이 다소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비관적인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과연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세진이 용산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사의 다른 매장보다 싸게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가격으로 따지자면 유명 브랜드 PC 가격도 많이 낮아진 상태고 더욱이 조립PC 업계도 세진의 정책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가격탄력성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한다면 세진은 앞으로 유명 브랜드 PC와의 경쟁을 피하고 자사 다른 매장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조립PC 시장을 빼앗을 수 있는 「히든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히든카드 때문에 용산업계는 세진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