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TV드라마에 몰두해 있는데 따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상대는 친척 어른. 오랜만에 전화를 하셨는데 먼저 끊자고 할 수도 없고 이럴 때 TV가 잠깐 멈췄다가 다시 볼 수 있는 비디오라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나 한번쯤 TV가 비디오였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 경험이 있다. 중요한 멘트를 잘 듣지 못했을 때, 축구의 결승골 넣는 장면을 놓쳤을 때 당장 리모컨을 들고 「되돌리기」를 하고 싶다.
이용자들의 이같은 생각을 현실로 이루어낸 제품이 최근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티보(http://www.tivo.com)사가 개발한 「TIVO」는 순간 재생기능과 30초 「뛰어넘기(Skip)」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은 TV를 보다가 전화가 오면 「일시정지(Pause)」 버튼을 눌러 프로그램을 정지시키고 다시 볼 수 있다. 또 아이들과 같이 TV를 보다가도 함께 보기에 부적절한 화면이 나오면 바로 중지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디오처럼 원하는 대목을 TV에 내장된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고 원하는 시간에 재생할 수도 있다. 물론 빨리감기나 되감기도 가능하다.
아날로그 TV영상은 MPEG2 표준으로 압축되어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된다.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는 PC와 똑같이 파일로 저장한 프로그램의 압축을 풀어 재생한다. 이 장치들은 일반 VCR와 달리 데이터를 랜덤 액세스할 수 있어 이용자가 원하는 위치를 바로 재생해준다.
이 때문에 이용자는 매뉴얼을 읽지 않아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리모컨으로 보고싶은 위치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제품에 내장된 TV 프로그램 가이드를 이용해 어떤 채널에 어떤 프로그램이 언제 방영되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제공하는 내용은 공중파는 물론 케이블·위성방송 등 거의 모든 TV채널의 정보. 티보에 장착된 모뎀으로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한밤중에 서버에 접속해 가장 최근의 프로그램 정보를 전송 받아주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정확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티보사의 중앙 서버에 접속해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를 검색해볼 수도 있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