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연구실> 배재대 멀티 정보처리 연구실

 장종환 배재대 교수가 운영하는 멀티미디어 정보처리 연구실은 지난해 초부터 「비디오(동영상) 라이브러리」 제작이라는 야심 만만한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 관심을 끌고 있다.

 C++와 코볼 등으로 프로그램을 짤 때 자주 사용되는 기능(모듈)을 한 곳에 모아놓은 라이브러리는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과도 같은 것이다. 장 교수는 이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이라면 으레 한두 권씩 책상 위에 두고 참고하는 데생 자료집과 또 유명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 모아놓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여해 주는 것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설명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비디오 라이브러리의 개념을 유추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장 교수는 『사진을 자르고 붙이는 등 동영상 자료를 디지털화하는데 자주 사용되는 기능을 모아 놓은 것이 바로 비디오 라이브러리』라고 설명한다.

 앞으로 비디오 라이브러리의 응용분야는 많다. 장 교수는 『우선 방송국과 도서실 등에서 디지털 자료를 찾을 때에도 비디오 라이브러리를 활용하면 자료 창고에 쌓여있는 필름 더미를 뒤지지 않아도 필요한 영상자료를 컴퓨터로 검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최근 남북한 군함이 발포하는 장면을 방송할 때에도 몇 장의 사진을 입력하기만 하면 컴퓨터가 이와 유사한 사진을 자료필름 더미에서 찾아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사진의 특징 등을 정확하게 비교·분석할 수 있는 비디오 라이브러리 때문에 비로소 가능해진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모든 영상이 디지털 자료로 가공·보관되어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21세기초에는 이러한 작업이 상당 부분 이루어질 전망이다. 비디오 라이브러리가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CD롬 타이틀 개발업체들이 더 절실하다.

 현재 국내에 사용되고 있는 비디오 라이브러리는 100% 외국제품이며 이를 이용한 비디오 영상 편집 툴의 가격은 2000만원에서 1억원을 호가하는 것도 수두룩하기 때문에 영세한 개발업체들로서는 이를 구입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장종환 교수가 지난해 15명의 제자들과 함께 「비디오 라이브러리」 제작이라는 야심 만만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들은 지난 1년동안 영상을 자르고 붙이는 편집과, 원하는 그림을 영상에 삽입하는 등 모두 150가지 기능을 모듈화하는 작업을 완료했으며 현재 하이콤리서치라는 벤처기업과 상용제품 개발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장종환 교수는 지난 79년 한양대와 미국 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박사학위(컴퓨터공학 전공)를 취득한 후 지난 90년부터 배재대 교수로 있으면서 전산소장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정보통신창업지원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또 장 교수가 속해 있는 배재대 컴퓨터전자정보공학부에는 현재 16명의 교수가 학생을 가르치는 외에도 컴퓨터네트워크(박두용 교수), 마이크로웨이브(유황 교수), 광통신(김익상 교수),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김도환 교수) 등 첨단 정보통신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