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산업전자 신기술의 산실 (14);메스텍 코퍼레이션

 「찰칵」하면 금세 깜찍한 사진스티커를 만들어내는 자판기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 96년부터다.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장난감 같은 기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스티커 자판기는 지난 한해에만 5000대 이상 팔려 나갔다. 97년과 비교해 무려 15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최근에는 스티커사진 기능에 음악CD나 동영상을 함께 지원하는 복합 자판기로 세대교체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스티커 자판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의외로 많지 않다. 더욱이 제품 기획부터 시스템 설계, 프로그램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메스텍 코퍼레이션을 주목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올해로 회사 설립 두 돌을 맞은 메스텍은 짧은 기업 경륜에도 불구하고 놀랄 만한 몇 가지 개발 실적을 가지고 있다.

 우선 지난해 초 터치스크린 방식의 소프트웨어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를 자판기에 응용해 터치스크린 방식 스티커 자판기인 「세세(CECE)」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세세」는 코스타리카와 독일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어 전신 촬영과 사이버 미팅이 가능한 스티커 자판기인 「세리(SERY)」와 「짱(ZHANG)」을 잇달아 선보여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메스텍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기능 스티커 사진기인 「듀오(DUO)」와 「레오(LEO)」, 펜 하나로 모든 작동이 가능한 매직펜 기능과 외부 영상을 자신의 모습과 합성할 수 있는 크로마키기법을 활용한 「메이퀸(MAY QUEEN)」자판기를 출시했다. 거의 두 달 간격으로 신제품을 쏟아냈으며 항상 다른 업체보다 한 발 앞서 제품을 선보인 셈이다.

 『스티커 자판기는 아이디어 상품입니다. 수요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기보다 소비자 관심에 따라 시장이 좌지우지되는 히트상품 성격이 강합니다.』

 이같은 정광조 사장의 사업 방향은 적중했다. 메스텍은 설립 첫 해인 지난해 17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LG산전·대승전자에 이어 신출내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10∼15%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일약 자판기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현대정보기술에서 생산과 업무 제휴를 제의할 정도로 대내외에서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올해 동영상 자판기는 내수와 수출을 합쳐 3000여대 정도의 시장 규모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000∼1500대 정도를 판매할 자신이 있습니다.』

 국내시장도 중요하지만 사실 해외시장에서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정 사장의 야무진 포부다. 지난 5년간 롯데 자이언츠 단장을 역임한 후 자판기 전문업체를 창업해 제2인생을 걷고 있는 정 사장은 이미 자판기에 관해서는 박사 수준에 올라 있다.

 아이디어는 기술이 뒷받침될 때 빛을 발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정 사장은 자판기 종주국인 일본에서 「메스텍」 브랜드의 자판기를 볼 날이 멀지 않았다고 힘줘 강조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