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이냐, 내실이냐.」
국내 인터넷쇼핑몰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매출과 회원 확대 등 외형 규모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대기업인 SK(대표 김한경)는 최근 외형보다 소비자 로열티(충성도)를 높여 수익성 있는 인터넷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인터넷쇼핑몰 업계는 100만 회원 모집, 최저가 판매, 할인 판매 등 영업전략에서 볼 수 있듯이 매출과 회원 등 겉으로 드러나는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한 경쟁이 주류를 이뤄온 것이 현실이다.
세계적 인터넷 기업인 아마존의 예를 보듯 한동안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먼저 적정 규모의 매출기반을 확보하고 순차적으로 제조업체에 대한 구매력과 창고, 배송시스템 등 인프라 기반을 강화해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것이 대부분 인터넷쇼핑몰 업계의 계산이다.
국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삼성물산은 내년도 2000억원 매출, 한솔CSN과 골드뱅크는 100만 회원 모집 캠페인 등으로 「외형키우기」에 급급해왔다. 이 과정에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한 억대의 경품을 내거는 것은 물론 신규 회원에게 1만원 정도의 가입축하금을 아무렇지 않게 주고 있다. 인터넷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당연한 투자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SK는 인터넷 사업을 이렇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상품보다는 브랜드 로열티를 높여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상품을 팔겠다는 전략이다.
내년초까지 자동차·웨딩·컴퓨터·선물 등을 주제로 쇼핑몰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 쇼핑몰에서는 상품에 관한 내용보다 주제에 따른 읽을 거리와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고객의 참여를 유발할 수 있는 행사와 정보로 소비자와 동질감을 형성한 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상품을 올릴 계획이다.
포도주 전문 쇼핑몰인 버추얼바인야드가 포도주에 관한 전문적인 상품정보를 제공하며 고객 로열티를 확보하고 적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을 판다는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SK는 이를 위해 목표 사업연도인 2001년까지 약 800억원을 투자해 콘텐츠와 커뮤니티 등 멀티미디어 쇼핑 인프라를 구축할 생각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쇼핑몰은 판매 수수료·배송비·시스템 투자 등 부대 비용이 많아 사실상 전통적인 유통점과 가격경쟁을 하기 어렵다』며 『인터넷 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적정마진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에 따라 쇼핑몰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함종렬기자 jyha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