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iBiz 6> 제조업체 EC인식 조사

 전자신문은 인터넷비즈니스, 전자상거래(EC) 시장 활성화를 위해 철저한 시장조사 및 분석에 역점을 두기로 방침을 세우고 그 첫번째 시장실사작업으로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인텔리서치사와 공동으로 지난달 말부터 보름간 「국내 제조업체의 EC에 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EC 실사작업은 그동안 일부 국내외 업체들이 실시해온 설문조사와 비교할 때 여러모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500여개에 달하는 일선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규모면에서 사실상 최대로 볼 수 있다. 설문에만 의존하지 않고 면접을 병행했다는 점도 응답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요인이 됐다. 또 기업간(B­B)·기업대소비자간(B­C) 양대 비즈니스축을 중심으로 하부 시스템 인프라까지 실사내용으로 아우른 포괄적 접근방식도 이번 조사의 질을 한층 높였다. 이번 실사내용을 분석, 정리한다.

활용현황

 EC 활용을 위한 제조업체들의 시스템 인프라 확보 수준은 대체로 미흡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인터넷 홈페이지의 경우 전체 500개 기업 가운데 61.6%인 308개 업체만이 개설·운용중인 실정이었다.

 홈페이지의 활용도 측면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부정적 평가가 56.3%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에 대해 응답자들은 △전문인력 부족(44.2%) △콘텐츠 부족(24.4%) △고객관리방안 부재(19.2%) 등을 주 요인으로 들어 기업 내부의 EC대응체계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홈페이지 운영 목적으로는 기업홍보 및 상품·서비스 광고, 시장 및 예상 고객 정보수집, 업종과 관련한 최신정보 소개 등이 주종을 이뤘다.

 기업간 EC의 핵심수단인 전자문서교환(EDI) 방식은 전체의 28.2%인 141개 기업만이 채택하고 있었다. 만족도 측면에서는 EDI를 채택하고 있는 기업의 69.5%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EDI가 직접적인 업무 개선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도입기업들은 △시스템 호환성 부족 △시스템 보안성 취약 △시스템 운영비용 등을 EDI 도입·확산의 시급한 개선점으로 꼽았다. 미도입 업체 359개 가운데 48.8%인 175개 기업은 내년 하반기까지는 EDI를 도입하겠다고 응답해 점차 확산돼 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인트라넷 역시 125개 업체(25%)만이 도입·운용중이어서 저조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84%가 인트라넷 환경에 만족하고 있으며 아직 도입하지 않은 375개 업체 중 176개(46.9%)가 내년까지는 채택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트라넷은 가장 낮은 구축현황(전체의 8%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엑스트라넷에 대해서는 전체의 80%가 만족하고 있으며 미도입 업체 142곳도 내년까지는 도입하겠다고 응답, 인트라넷·엑스트라넷 등 인터넷 환경에 기업들은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전반적으로는 전기·전자, 석유·화학, 의료·정밀·자동차, 금속·기계 등 업무표준화 및 수직계열화가 진척된 업종에서 인터넷 EC 활용을 위한 시스템 인프라가 비교적 잘 정비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규모

 국내 EC시장의 현 수준에 대해 전체 실사대상 업체의 72.4%인 362개사는 「도입단계」라고 응답한 반면 27.6%인 138개사는 「성장단계」라고 답해 제조업체의 상당수는 아직도 EC시장이 성숙기에 못미치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EC가 기업의 주요 경영전략으로 자리잡을 시점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45.2%가 내년 이전으로 꼽아 이 시기를 기점으로 EC가 기업의 전략 패러다임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응답기업들은 앞으로 3년후 국내 EC시장이 무려 438.67%(전체 평균) 성장하는 등 연평균 175% 이상의 고속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업체들은 EC가 가져다 주는 우선적인 효과를 △신규수요 창출(40.4%) △고객요구 충족(21.8%) △제품 및 서비스 개발(16.6%) △기업의 경영혁신(12.4%) △기획 및 기업관리(8.2%) △홍보(0.6%) 순으로 꼽았다.

 규모별로는 매출액이 클수록 기업관리 및 경영혁신에 인터넷EC의 효용성을 두고 있으며 매출액이 적은 기업들은 신규수요 창출에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운용실태

 제조업체들의 인터넷 EC 도입 현황은 크게 저조한 수준이었다. 기업 대 소비자간(B­C), 기업간(B­B) 거래를 포함, 인터넷 EC 활용 기업은 전체 500개 조사 대상의 6.6%인 33개에 그쳤다.

 인터넷 EC를 아직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업체들은 B­C의 경우, 32.3%가 도입계획이 있으며 절반 가량이 내년까지는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고 응답했다. B­B EC의 경우 44.1%가 도입할 계획이며 41.7%는 내년까지 이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두 부문의 운영방식에서는 각각 78.1%, 79.6%가 전문업체에 대행하는 것보다는 직접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EC를 도입하지 않은 업체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한 판매방식이 경쟁력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65.5%가 「그렇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영업방식 △물류비용 절감 △마케팅비용 절감 등을 꼽았다. 하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아직 소비자의 인식이 부족하고 △자사 취급제품이 소비재가 아니며 △기존 유통망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EC 판매방식이 경쟁력을 갖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전략

 인터넷 EC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세계적인 경쟁환경 조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확보 노력은 다소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전문인력 및 교육분야에 대해서는 전체의 87%가 「매우 불충분」 또는 「불충분」하다고 응답했다. 또 콘텐츠 개발에 대해서는 82.4%, 예산지원은 77.4%, 기업이미지(CI) 개발은 74.4%, 시스템 보완 및 구축은 70.0%, 경영진의 비전 제시는 66.2%가 불충분하다고 대답해 이의 대처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터넷 EC의 성공요인」을 두가지로 복수 응답한 문항에는 브랜드 개발 및 홍보(26.2%)와 뛰어난 마케팅력(25.2%)을 1순위로, 주문·배송절차의 효율화(27.3%)와 고객서비스 강화(24.5%)를 2순위로 각각 꼽아 고객접점 및 백오피스 업무의 획기적인 개선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름하는 요인이라는 견해가 대세를 이뤘다.

활성화방안

 이번 실사에 참가한 500개 제조업체 중 68.4%인 342개 기업들은 인터넷 EC의 무관세화가 관련 법제의 정비 이후에나 실시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견해는 EC 무관세화가 글로벌 경쟁환경 조성을 가속화, 경쟁력이 취약한 후발업체들에 다소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비즈니스, 인터넷 EC 환경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개별기업들의 노력을 두가지 꼽으라는 질문에는 경영진의 마인드 변화를 가장 선행돼야 할 1순위 과제로 들었다. 이어 전문인력 양성(24.2%), 상품 및 서비스를 포함한 콘텐츠 개발(23.8%)도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였다. EC관련 시스템 보완 문제도 중요한 2순위 과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국가차원의 전략 수립(35.2%),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32.2%)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한다는 게 대다수 업체들의 생각이었다. 2순위 응답집계에서는 세제 및 금융지원과 법·제도의 효율적 개선이 인터넷비즈니스 환경 정비를 위한 정부의 주요 임무였다.

 전자신문이 인텔리서치사와 공동으로 실시한 「국내 제조업체의 전자상거래(EC)에 관한 인식조사」에는 매출액 200억원(지난해 기준) 이상의 국내 500개 제조업체가 참가했다. 산업의 동력인 제조업은 금융·유통 등 이미 EC환경에 발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는 업종에 비해 EC시장 진입에 다소 소홀했던 데다 관련 실사작업도 거의 없었다. 참여 업종은 전기전자 92개(18.4%), 금속·기계 86개(17.2%), 석유·화학 55개(11.0%), 음식료 53개(10.6%), 의료·정밀·자동차 48개(9.6%), 섬유 43개(8.6%), 의복·가죽·신발 34개(6.8%), 고무·플라스틱 26개(5.2%), 비금속광물 20개(4.0%), 기타 43개(8.6%) 등 23개 업종으로 세분화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222개(44.4%), 인천·경기 104개(20.8%), 부산·울산·경남 88개(17.6%), 대전·충청 39개(7.8%), 대구·경북 37개(7.4%), 광주·전라 10개(2.0%) 등 전국을 대상으로 했다. 본 조사에서는 EC를 인터넷으로 기업간, 기업 대 소비자간에 재화나 용역을 사고 파는 협의의 개념으로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