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비디오 판매 "양극화" 현상 심화

 올들어 만화비디오시장의 판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 이후 급격한 수요 감소로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만화비디오시장이 극장용은 상대적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반면 TV방영작을 포함한 시리즈물은 예상을 밑도는 판매량에 머무는 등 판매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극장용 만화비디오인 「뮬란」과 「라이언킹」의 경우 판매 목표량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각각 13만여개, 11만여개가 판매됐고 최근 선보인 드림웍스의 「개미」도 5만3000여개 가량이 팔렸다. 이같은 수치는 IMF 이전의 평균 판매량에는 턱없이 못미치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반해 TV방영작을 포함한 시리즈물은 대체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달 선보인 6편짜리 시리즈 「짱구는 못말려」는 1만4000세트 생산에 1만여세트 판매에 그쳤고, 역시 6편짜리 시리즈인 「우체부 아저씨 2」도 불과 1000여세트 판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TV방영작인 「지오레이저」 2탄도 예상을 밑도는 판매량으로 고전하고 있고, 단편작인 「백조공주 3」와 「철인 사천왕」도 불과 7000여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극장용 만화비디오의 경우 작품에 대한 인지도와 함께 단편으로 제작돼 소비자들의 작품구입이 용이한 데 반해 시리즈물은 평균 6편 이상으로 구성돼 주고객층인 비디오대여점들이 자금난을 이유로 구매수량을 크게 줄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들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TV방영 시청률이 종전의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화제작이 별로 많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전반적으로 만화비디오의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판매 양극화 현상마저 심화돼 시리즈물 전문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상당수 업체가 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극장상영을 통해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사전에 높일 수 있는 극장용 만화비디오와 달리 시리즈물은 자체 마케팅 이외에 별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리즈물의 수요 증대를 위해선 TV방영 등의 방법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야 하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하고 『만화비디오시장이 예전 수준을 되찾기 위해서는 좋은 장편만화 비디오가 쏟아져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바꿔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연말에 TV방영이 예정된 「포켓 몬스타」 「명탐정 코난」 「싱싱 참」 등이 시리즈물 수요 진작에 분기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