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PC통신사들이 일부 저작인접권단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최근 PC통신상의 디지털 음악파일을 삭제하자 정보제공자(IP)들의 모임인 한국음악정보제공자협의회가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문제가 법정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한국음악정보제공자협의회(회장 이태희)는 『PC통신업체들이 6월 말까지의 계약기간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음악파일을 삭제했다』며 『이같은 행위의 중지를 요구하는 PC통신 음악파일 삭제 중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법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협의회는 소장을 통해 『PC통신사들이 계약기간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음악파일을 삭제한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면서 『저작인접권단체들과 협상을 완료할 때까지 PC통신사들은 음악파일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IP업체 관계자는 『고객(네티즌)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일단 음악파일 삭제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이달 말까지 저작인접권단체들과의 협상을 매듭지어 MP3사업을 계속한다는 게 IP들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원이 IP업자들의 요구를 받아 들일 경우 당분간 PC통신에서의 디지털 음악파일 서비스사업은 한시적이나마 가능할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저작인접권단체 중 하나인 한국레코딩뮤지션협회(회장 윤영인)가 PC통신업체에 음악파일 삭제를 요구한 연예제작자협회 등 일부 단체를 겨냥, 『이같은 요구는 전례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음악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비이성적인 조치』라고 강도높게 비난하는 성명서를 최근 발표, 새로운 파문이 일고 있다. 레코딩뮤지션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최근의 음악파일 삭제 파문은 저작인접권자들의 권리 오·남용에 의한 결과』라고 개탄하고 『모든 음악파일의 이용 촉진을 통해 음악산업계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협회의 한 관계자는 『MP3파일은 음악산업을 저해하기보다는 산업 인프라를 확충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일부 저작인접권자들의 주장을 전체 음반업계의 목소리라고 볼 수 없다』며 관련단체들의 「우월적 지위의 남용」을 꼬집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