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 브랜드 "홍수"

 소형가전 시장이 국내업체들의 브랜드 홍수시대를 맞고 있다.

 국내 소형가전 시장은 그동안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3사의 브랜드가 이 분야 시장을 주도했으나 지난해부터 가전3사가 소형가전 사업을 축소하면서 이들에게 OEM공급을 해왔던 업체들이 앞다퉈 브랜드를 도입하고 있다.

 때문에 소형가전 시장은 비록 규모는 축소됐지만 가전3사 브랜드와 기존 중소업체들의 브랜드에 OEM업체들의 신규 브랜드가 가세하면서 브랜드 각축장이 되고 있다.

 소형가전 업체들의 기존 브랜드로는 「신일」과 「한일」이 단연 독보적이다.

 신일전기와 한일전기는 선풍기와 모터를 주력으로 가전3사에 못지않는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신일과 한일은 선풍기뿐 아니라 주서믹서기에서도 유명브랜드로 통한다.

 가스오븐레인지에서는 동양매직이, 가스레인지에서는 린나이코리아가 가전3사 브랜드를 능가하는 파워를 지니고 있다.

 또한 대웅전기산업의 「대웅」과 마마의 「마마」도 전기밥솥에서는 잘 알려진 브랜드다.

 한때 전기다리미 분야를 풍미했던 코발트전기의 「코발트」도 아직 유명 브랜드로 통한다.

 헤어드라이어 분야에서는 유닉스전자의 「유닉스」가, 전기면도기에서는 성진전자의 「조아스」와 우림전자의 「카이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커피포트에서는 태유산업의 「거북표」와 보령전자의 「모닝센스」가 제법 인지도를 지니고 있으며 커피메이커에서는 마마와 한불을 으뜸으로 치고 있다.

 가스압력솥에서는 풍년전기의 「풍년」과 남양키친플라워의 「리빙플라워」가 쟁쟁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 기존 브랜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대표적인 신규브랜드는 노비타다.

 삼성전자의 OEM업체였던 한일가전은 「노비타」라는 신규브랜드를 도입하고 업체명까지 노비타로 바꾸면서 자체 브랜드 알리기에 열심이다. 다음으로는 최근 브랜드 인지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성광전자.

 LG전자의 OEM업체였던 성광전자는 「쿠쿠」라는 독자 브랜드를 도입하고 대대적인 광고공세로 가장 이른 시간안에 유명브랜드 대열에 올라서고 있다.

 OEM규모로는 이들에 뒤지지 않았던 국제전열공업도 「리빙테크」라는 신규 브랜드를 발판으로 홀로서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성사도 「하이스타」라는 독자브랜드를 내세워 유통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밖에 가습기분야에서는 르비앙전자의 「르비앙」과 진공청소기분야에서는 동양아로나전자의 「아로나」 등이 신규브랜드로는 빠르게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소형가전 시장은 연간 1조원 정도로 그리 넓은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이처럼 많은 브랜드가 공존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하는 견해가 관련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문제는 어떤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고 나아가 가전3사의 공백을 차지하려는 외산의 공세를 막아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의 견해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소형가전 업계가 치열한 브랜드 전쟁을 치르면서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자연스레 시장이 재편되고 살아남을 업체들은 그만큼 경쟁력이 과거에 비해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가전3사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에 외산브랜드의 파워가 워낙 강해 소형가전 업체들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자리잡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가뜩이나 취약한 소형가전 업체들이 과도한 이전투구식 브랜드 경쟁으로 인해 이 분야 중소업계의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