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대우통신·삼보컴퓨터 등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크게 떨어지고 △국제 수출품 운송비가 대폭 인상된데다 △세계 PC시장에서 초저가PC 선풍에 따른 PC가격 인하가 가속화함으로써 수출채산성이 크게 나빠지고 해외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PC 제조업체들이 현재 PC수출에 가장 큰 장애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환율문제로 지난 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 한때 달러당 1800원대에 육박했던 원화환율이 최근 1100원대로 하락하면서 PC업체들의 수출채산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예컨대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중반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초저가PC인 「e타워」의 가격을 대당 499달러로 책정할 당시만 해도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1300∼1400원대였지만 최근 1100원대로 크게 하락, 수출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국내 경기회복 추세에 따라 앞으로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지난해 초부터 올 1·4분기까지 증가세를 보였던 PC수출이 감소세로 급반전하는 주원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최근 수출화물 운송비가 크게 오른 것도 PC 제조업체들의 수출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해외 주요 선박회사들은 아시아 지역의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자체 컨테이너가 크게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5월부터 선박운임료를 대폭 인상했다. 특히 국내 PC업체들이 수출 주력시장으로 삼고 있는 북미지역 항로의 경우 50% 정도 인상됐다.
국내 PC업체들은 이에 따라 최근 해외 PC 수입업체가 선박운임료를 부담하는 수출계약 조건을 내세우고 이를 추진하고 있으나, PC 수입업체들이 계약조건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요구하고 있어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PC 제조업체들은 또 이같은 수출여건 악화에 이어 최근 세계PC시장에서 초저가PC의 선풍이 일고 있는 것도 PC수출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세계 PC시장에서 대당 500달러 이하의 초저가PC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전체적으로 PC가격이 크게 인하되고 있는 탓에, 국내 PC 제조업체들의 가격경쟁력 및 판매마진 확보는 갈수록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대우통신·삼보컴퓨터·삼성전자 등 국내 PC업체들은 이에 따라 제조원가 절감, 해외판매법인 및 생산시설 현지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대형 수요처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