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 2년 동안 인터넷서비스 분야에 집중됐던 주식투자자들의 눈길이 하나둘씩 흩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새로운 사냥감으로 떠오른 분야가 바로 리눅스.
리눅스 배포판 공급업체 레드햇(RedHat), 리눅스용 컴퓨터 개발업체 VA리눅스시스템스, 리눅스 환경 그누(GNU)기술 업체인 시그너스솔루션스 등은 그 대표적인 표적이다.
투자자들이 리눅스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차세대 정보기술(IT) 분야를 이끌 리더로서 리눅스의 가능성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리눅스업체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주식공개를 서두르고 있다. 레드햇의 경우 이미 지난 4일 주식을 공개했고 VA리눅스시스템스 등도 곧 뒤를 이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리눅스 분야가 인터넷을 제치고 새로운 황제주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1년 11월 첫선을 보인 리눅스는 유닉스 계열 운용체계(OS)이면서도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소스코드가 완전히 공개된 무료 소프트웨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것이 바로 현재 IT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소스에 접근할 수 있고 마음대로 배포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투자 포인트도 여기에 비롯되고 있다. 투자자가 아닌 다수의 엔지니어나 시장전문가들 역시 리눅스를 윈도를 제압하고 차기 IT를 이끌 리더로 여기고 있다.
IT기업들의 발빠른 움직임 역시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IBM·컴팩·인텔·오라클·사이베이스·코렐·SAP 등이 리눅스기반 제품들을 대량으로 내놓고 있다. 나아가서 인텔·IBM·컴팩 등은 레드햇과 VA리눅스시스템스 등에 엄청난 지분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물론 리눅스는 현재 윈도에 비해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하다는 결정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리눅스 지원세력의 확산으로 애플리케이션 확대는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IDC는 지난 97년부터 98년 사이 리눅스를 OS로 채택한 서버의 출하대수가 무려 212.5%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버용 OS시장의 점유율도 97년 6.8%에서 98년 17.2%로 뛰어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리눅스가 이미 윈도NT의 몫을 야금야금 챙겨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97년 무려 73.2%의 성장을 기록했던 윈도NT 서버가 98년에는 절반으로 뚝 떨어진 35.8%에 그치고 그 틈새를 리눅스가 파고 든 것이다. IDC는 리눅스가 앞으로 5년간 OS시장에서 성장률 1위를 달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