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상 부산대 창업지원센터 사무국장
6월은 「정보문화의 달」이다. 정보문화의 달은 국민의 정보화 마인드 고취, 지역간 및 계층간 정보화 격차 해소, 정보이용 능력 함양 등을 목적으로 지난 88년 제정돼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특히 정보문화의 달은 국민의 정보화에 대한 인식 확산과 정보인프라 구축에 적지 않은 순기능을 발휘하면서 전국적인 국민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도 100여건의 각종 정보문화 행사가 계획돼 이미 실행되었거나 추진중에 있다. 올해 정보문화의 달 행사내용을 보면 기념식 1건, 전시회 4건, 강연·세미나 19건, 시연회 6건, 경진·공모 21건, 초청·홍보 11건, 학술 22건, 기타 12건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컴퓨터 무상수리, 무료 컴퓨터교육, 각종 SW공모전과 전문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아왔던 많은 정보문화의 달 행사를 되돌아 보면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정보문화의 달이 정보화의 인식 제고에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종 행사나 이벤트가 대부분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기 위한 일회성으로 그치고 정보화 부처 위주의 행사로 머물고 있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정보문화의 달 행사를 보더라도 대부분 정보화 부처나 유관기관들이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물론 각종 정보문화 행사를 정보화 부처나 관련기관이 주최한다고 해서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또 정보화 마인드 확산이라는 기본취지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보문화 행사에 대해 과연 국민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올해 정보문화의 달 행사는 전시회를 비롯해 세미나, 정보화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 등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는 있다. 그러나 행사계획만 세워놓으면 무얼하는가. 일반 국민이 언제 어디서 무슨 행사가 열리는지 모르고 있는데….
정보화가 국가 천년대계의 초석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만의 정보화가 아닌 대중 속의 정보화가 정착돼야 하지 않겠는가.
관심있는 몇몇 사람들, 관계있는 몇몇 사람들, 초청받은 몇몇 인사들이 참여하는 행사라면 과연 그것이 「정보문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만약 정보문화의 달이기 때문에 행사는 열어야 하고 보고서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추진하는 것이라면 알맹이 없는 겉치레 행사가 될 것은 뻔한 이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대중의 정보화」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몇몇 사람들이 정보화에 관심을 갖는다고 정보문화가 생활화되는 것은 아니다.
가요를 보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부르고 공감을 얻을 때 대중가요가 되듯이 각종 정책도 여론의 지지를 얻고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낼 때 비로소 국민 정책이 되는 것이다.
정보화나 정보문화도 마찬가지다. 정보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정보화」란 단어가 항상 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친근한 단어가 되도록 해야 하며, 「정보화가 뭐지」라는 의문이 들게 해서도 안된다. 즉 자연스럽게 물이 스며들듯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정보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생활 자체가 정보생활로 변화하도록 유도할 때 정보문화가 대중 속에 자리잡을 것이다. 그러려면 지속적인 홍보와 대중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는 물론 매스미디어의 역할과 관련직종 종사자 및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