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통신업체 10여사, "나스닥" 상장 서두른다

 인터넷 전문업체를 중심으로 국내 IT업체들의 나스닥(미국 장외 주식시장) 상장 추진 바람이 거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초 나스닥 상장 추진을 공식 발표한 데이콤 이외에 하나로통신·텔리맨·나눔기술·에이스테크놀로지·한글과컴퓨터·라스21·핸디소프트·제이소프트 등 무려 10여개의 인터넷·통신업체들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세부계획을 추진중이거나 향후 1∼2년내 상장을 목표로 구체적인 청사진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인터넷·통신업체들의 이같은 나스닥 상장 추진은 국내 인터넷 주가의 급속한 성장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스닥에 상장될 경우 무엇보다 기업가치에 대한 신인도가 높아져 현재의 국내 주식시세보다 최소 2∼3배 이상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글로벌 기업으로 사업확장의 기회와 함께 국내 업계의 위상 정립도 이뤄져 자본확충 이외의 부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최근 국내 IT업체들의 나스닥 등록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데이콤(대표 곽치영)은 최근 인터넷업체로 변신을 선언한 이후 내년 초를 목표로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를 포함한 최근 3년간의 재무제표를 미국 회계기준에 맞게 작성한 뒤 상장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인데, 지난달 나스닥 아시아 담당이사를 만나 상장절차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콤의 한 임원은 『올해 말 천리안·보라넷 등 인터넷사업 비중이 80% 이상 달할 것으로 보여 내년 초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의 경우 아직 구체적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잠정적으로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고위임원은 『오는 7월 유상증자와 하반기 외자유치를 추진해 2억 달러의 자본확충을 계획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 나스닥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조기 나스닥 상장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며 『나스닥 상장은 추이에 따라 언제 할 것이냐 하는 시기의 문제로 현재 나스닥 등록과 관련된 타당성 조사는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위성 인터넷카드 및 시스템 개발업체인 텔리맨(대표 김용만)도 내년 말을 목표로 나스닥 상장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회계법인인 KPMG에 의뢰해 현지법인의 회계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투자유치를 위해 미국의 투자은행인 「로버트 앤드 미타니」사로부터 구체적인 투자자문을 받고 있다.

 또 최근 인터넷 음악포털사이트 「렛츠뮤직」을 개설한 나눔기술(대표 장영승)도 기존 그룹웨어 개발사업과 병행해 인터넷사업을 집중 강화, 2년내 100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사업전략의 일환으로 앞으로 3년 이내에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시스템업체인 에이스테크놀로지(대표 구관영)는 내년 6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현재 나스닥 진출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미국내 주관사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핸디소프트(대표 안영경)는 그동안 나스닥 진출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코스닥이 활성화됨에 따라 전략을 바꿔 코스닥에 우선 진출하고 향후 1∼2년 안에는 나스닥에도 상장할 방침이다.

 최근 소프트웨어 벤처 3개사가 합쳐 설립된 라스21(대표 임갑철)도 연내 코스닥에 진출한 후 일본 도쿄에 있는 관계사인 라스엔터프라이즈를 통합해 이른 시일 안에 나스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가 최근 나스닥 관계자와 접촉하는 등 나스닥 진출 가능성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메디다스(대표 김진태) 역시 나스닥 진출 가능성을 물밑 타진중이다. 자바 기반의 오피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제이소프트(대표 강태진)는 아예 미국에 본사를 둔 미국법인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궁극적으로 나스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업체들의 나스닥 상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국종합기술금융 한 관계자는 『나스닥의 경우 자본, 경영투명성, 연월간 리포트 수행능력 등 등록요건이 까다로워 생각만큼 상장이 쉽지 않다』며 『현재 나스닥 상장의 요건을 갖춘 국내 인터넷업체는 몇몇 업체에 불과한 데 반해 나스닥 등록을 운운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은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주가상승을 바람몰이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