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의료기기업체들이 잇따라 3차원(3D) 영상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제품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그림자로 입체감을 내는 내시경, 2차원(2D)영상을 3D로 재구성해 주는 X선 촬영장치 등 독특한 기법의 3D효과 응용기술까지 선보이면서 부분적으로는 세계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메디슨·동아엑스선기계·웰슨엔도테크 등 관련업체들은 최근 2D 일변도였던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초음파 영상진단기 등 영상진단기기분야에 3D영상기술을 접목한 첨단제품을 내놓으면서 기술을 주도해 가고 있다.
이같은 전자의료기기 분야의 잇따른 3D화에 따라 2D기기로 해결할 수 없었던 입체구조의 인체장기에 대한 시술 및 진단시의 거리감·입체감에 대한 정확도와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
초음파 영상진단기 분야에서는 메디슨(대표 이승우)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3D 초음파 영상진단기(모델명 Voluson 530D)를 통해 2D기술로 부분적으로만 파악되던 태아의 호흡, 신체 동작, 태아의 반사작용까지 보다 광범위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3D 바이옵시(신체 내부 샘플 채취)기능 및 움직이는 장기의 입체영상을 실시간에 가까운 정지이미지로 보여주는 기능까지 구현하는 등 초음파기기의 진단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에따라 세계시장에서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 네덜란드의 필립스, 일본의 도시바 등을 누르면서 시장 석권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촬영위치를 바꿔가면서 여러가지 단면 영상을 얻고 이를 재구성하는 방식을 채택해온 CT분야에서는 3D화를 통해 누적된 화면으로 환부를 볼 수밖에 없었던 단점을 극복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로테이션과 수직되는 방향으로 이동한 영상을 얻어 재구성하는 방식의 3D CT영상을 얻는 기술연구가 활발히 추진되면서 조만간 가시적 성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X선 촬영장치분야에서는 동아엑스선기계(대표 문창호)가 지난해 일부 선진국 업체에서만 개발돼 왔던 「나선형 전산화 단층촬영장치(Spiral XCT)」 연구에 나서 조만간 상품화할 계획이다. 이 장치는 단 한번의 호흡 멈춤으로 흉부나 복부 전체의 CT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방사선 피폭량을 크게 줄이면서 많은 의료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
메디슨도 인제대 의용공학과와 X선 촬영장치의 3D화 기술개발을 추진,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웰슨엔도테크(대표 지관호)는 2개의 내시경을 두고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사용하는 대신 두개의 광원으로 그림자를 만들어 줌으로써 거리감의 문제를 해결한 「섀도 텔레스코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기 사용자들은 3D효과를 바탕으로 한 장기 표면 등의 섬세한 부분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수술 실패율을 크게 낮추는 등 진단과 수술의 정확성을 높이게 됐다.
메디슨 이승우 사장은 『세계 전자의료기기 기술 흐름이 흑백에서 컬러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2D에서 3D로 진행하고 있으며 3D는 모든 기술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다』며 『향후 영상진단기기는 대부분 3D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