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코스닥등록 예정인 인터파크(대표 이기형)의 코스닥 등록이 공모가 산출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보류됨에 따라 인터파크뿐만 아니라 상장을 준비중인 다른 인터넷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인터넷상거래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등록을 추진해온 인터파크가 가장 민감한 사안인 공모가격 산정문제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가장 큰 피해 당사자는 인터파크와 이 회사 공모주에 청약했던 일반투자자들. 인터파크는 일단 다음달 14일 열릴 예정인 코스닥위원회 전까지 서류를 보완해 다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보류조치로 상당한 이미지 손상을 입은 상태다.
인터파크 최상국 실장은 『당초 상장을 앞두고 주간사인 한화증권과 충분히 논의해 적당한 가격을 산출했다』며 『공모가격이 너무 낮다는 투자자들도 많았는데 금융감독원에서 승인한 공모가를 등록 보류한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최 실장은 또 『상장연기로 자금운영 계획은 물론 기업 이미지에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며 『유통업체가 입은 이미지 피해를 어떤 식으로 만회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인터넷경매 등 상장을 추진중인 다른 인터넷 업체들도 염려가 크다. 직접 매를 맞는 것은 피했지만 인터파크 등록연기 조치가 공모가 산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은 이미 독일 베텔스만을 상대로 액면가의 12배를 할증 투자받아 500만달러(60억원)를 유치한 상태. 250만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포털서비스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인터파크의 주가를 수평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기업가치를 산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인터파크와 마찬가지다.
연말 상장예정으로 종합기술금융(KTB)으로부터 3배 할증을 받은 인터넷경매(대표 오혁)도 사정은 비슷하다.
회원수 30만을 넘고 경매가 주력이지만 주가를 비교할 만한 상장 인터넷 기업이 없다는 점에서는 등록가격 산출에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점은 이미 코스닥 위원회의 인터파크 등록연기 조치로 공모가격 산정 기준이 더욱 엄격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일종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한 관계자는 『인터파크의 상장 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봤는데 이번 사태로 우리 회사도 걱정된다』며 『성장 가능성에 투자해야 하는 벤처기업에 대한 이해가 아직도 부족한 국내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인터넷경매의 오혁 사장도 『연말 상장 예정으로 KTB는 물론 여러 벤처캐피털과 논의중인데 공모가격을 이유로 인터파크의 등록이 연기돼 걱정』이라며 『인터넷경매의 가치를 생각할 때 싼 가격으로는 코스닥에 등록할 생각이 없는데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함종렬기자 jyha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