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에 이어 초·중·고등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게 되는 7월 비디오시장은 올해 비디오시장 절반을 결산하는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대거 쏟아진 지난달보다는 출시작 수나 스케일 면에서 다소 위축된 감이 있지만, 주요 영화제 수상작 및 미개봉 화제작 등 다양한 마니아 층을 확보할 수 있는 틈새시장용 작품들이 선보이면서 수요층이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에도 역시 우선 눈에 띄는 비디오는 액션물들. 덴젤 워싱턴과 브루스 윌리스가 뉴욕 중심가를 배경으로 벌이는 숨막히는 액션 명승부전이 돋보이는 「비상계엄」(20세기폭스)은 수 천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사상 최대의 시가지 테러전쟁이 압권이다. 스콧 스피겔 감독의 「황혼에서 새벽까지 2」(우성시네마)도 놓치기 아까운 액션 대작.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베르토 로드리게즈가 뱀파이어들과 벌이는 액션이 시원한 공포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청소년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아메리칸 히스토리X」(우일영상), 「할로윈」으로 공포물의 거장으로 부상한 존 카펜터 감독의 액션 신작 「슬레이어」(베어엔터테인먼트), 최근 작고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전쟁영화 「메탈 자켓」(스타맥스) 등이 찌는 듯한 더위를 날려줄 액션물들이다.
7월 비디오시장에서 독특하게 화제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성인용 애니메이션 「누들누드 2」(세음미디어). 국내에 본격적으로 성인용 애니메이션의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되는 「누들누드」의 후속편으로, 시나리오는 1편에 이어 양영순 작가가 맡고 박병산·이달·최윤석 등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서울무비의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했다.
마니아층을 위한 작품들도 꽤 많다.
제50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던 일본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우일영상)가 인간의 순수한 내면의 정서를 잘 담아 더위에 지친 관객들의 가슴을 잔잔하게 달래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TV시리즈 「X파일」의 미공개 최신작을 비디오로 담은 「진실은 거기에 있다」(20세기폭스)도 무시못할 볼거리.
스릴러영화나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인터넷 스토커들의 얘기를 소재로 한 「볼드 어페어」(우성시네마)와 「스크림」 「나는 아직도 네가…」를 잇는 학교를 둘러싼 공포물 「캠퍼스 레전드」(컬럼비아 트라이스타), 로맨스·미스터리·SF까지 섞은 의학스릴러 「오픈 유어 아이즈」(새한) 등을 추천할 만하다.
여기에 「터미네이터」 「쥐라기공원」의 제작군단이 만들어 낸 SF스릴러 「미믹」(스타맥스)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유전자 조작 기술의 문제점을 다루면서 도덕적 경종을 울릴 것으로 예상되며, 제30회 베를린 영화제 수상작으로 유럽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카를루스 사우라 감독의 「질주」(우일영상)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변함없는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드라마 부문에도 다양한 신작이 출시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을의 전설」에 이어 지구촌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브래드 피트의 「조 블랙의 사랑」(CIC). 죽음의 사자이자 천사이면서 우리의 영혼이기도 한 조 블랙이 지상의 한 여인과 만나 펼치는 사랑얘기가 2편의 비디오에 담겨 있다.
물론 우리영화를 빼놓을 순 없다.
얄미운 딸과 개성이 강한 엄마 사이의 끊을 수 없는 애증을 그린 「마요네즈」(스타맥스)는 최진실·김혜자의 한판 연기대결이 볼 만하며, 가족관계를 둘러싼 감동과 웃음이 흐뭇하다. 시골학교를 배경으로 늦깎이 소녀의 짝사랑이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그려진 전도연·이병헌 주연의 「내 마음의 풍금」(새한)도 꾸준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에디 머피 주연의 「홀리맨」(브에나비스타)과 현상수배범·이상성욕자·살인청부업자 등 군상들이 모여 해프닝을 벌이는 「임포스터」(20세기폭스) 등의 코미디물과, 「돌아온 짱구」에 이어 「짱구는 못말려 2탄」(새한) 등 애니메이션도 폭넓은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