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KOSDAQ:Korea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이곳에는 벤처기업들의 꿈이 있다. 오직 남다른 열정과 아이디어로 밤낮없이 땀흘려온 노력이 처음으로 열매를 맺는 곳이다. 지금도 미래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벤처업체들이 달려오고 있는 목표이기도 하다.
25일 현재 코스닥지수는 180.54. 지난 3월부터 불붙기 시작한 시장의 열기는 사그라질 줄 모른다.
올 초만해도 몇백원에 머물던 주가가 갑자기 몇만원대로 뛰어오르는가 하면 20배 이상 주가가 오른 기업도 여러 곳이다. 이 열기를 주도하는 것은 단연 인터넷과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벤처업체들.
이처럼 코스닥이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함에 따라 코스닥에 상장한 벤처기업 경영자들은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 행운을 맞고 있다. 「어느날 아침에 눈을 뜨니 부자가 되어 있더라」는 말이 현실이 된 셈이다. 코스닥이 만든 행운의 거부들은 과연 누구일까.
올해 가장 주목받는 코스닥 주자인 골드뱅크커뮤니케이션즈. 인터넷 광고업체로 지난해 10월 등록한 골드뱅크의 주가는 23일 현재 2만2000원이다.
지난 4월 10분의 1로 액면분할한 것을 감안하면 20배가 넘게 오른 것이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약 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김진호 사장은 최근 주가상승으로 372억원 상당의 재산가가 됐다. 또 골드뱅크의 임직원들도 스톡옵션 덕분에 적지 않은 돈을 만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의 구관영 사장은 그가 경영하는 회사는 물론 투자한 골드뱅크의 주가까지 뛰어 이중 경사를 맞고 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군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한 인연으로 안테나 오퍼상을 운영한 구 사장은 지난 80년 직접 안테나와 RF관련 제품 생산에 뛰어들어 성공한 케이스. 에이스테크놀로지의 현재 주가는 3만8000원선으로 구관영 사장은 95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신용카드 조회 시장에 뛰어든 한국정보통신도 코스닥 시장의 우등생이다. 지난해 1월 주당 5000원에 코스닥에 상장한 주가가 현재는 3만150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액면분할을 고려하면 약 60배 이상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45.6%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박현서 회장은 1600억원어치의 주식을 가진 갑부가 됐다.
CALS와 전자상거래 전문업체인 한국디지탈라인의 정현준 고문은 이 회사의 M&A를 주선하다가 대주주로 자리를 잡은 케이스.
인수합병을 주선하면서 이 회사의 잠재력을 간파한 김 고문은 42%의 지분을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그의 과감한 경영혁신으로 연초 550원이었던 주가가 23배나 뛰었고 정 고문은 투자비를 제하고도 1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 직원들 역시 회사에서 무상으로 나눠준 주식 덕분에 최고 1억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주식 보유자가 됐다.
대학생 창업 1호로 꼽히는 비트컴퓨터의 조현정 사장 역시 코스닥에서 손꼽히는 성공신화다. 인하대 재학시절 조 사장의 기술력을 높이 산 학교의 지원으로 창업을 한 조 사장은 비트컴퓨터를 15년만에 11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탄탄한 기업으로 키워놨다.
비트컴퓨터의 지난 6월 23일 주가는 12만5000원. 32.2% 지분을 가지고 있는 조 사장은 185억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컴퓨터 컨트롤러 전문업체인 터보테크는 연초 1400원이었던 주가가 2만380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올 초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세계를 이끌어갈 99년의 차세대 지도자 100인」중 한 사람으로 선정돼 주목을 받았던 장흥순 사장.
과학기술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 사장은 동료들과 함께 자본금 5000만원으로 터보테크를 만들었다. 현재 장 사장은 터보테크의 지분 25.7%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를 현재 주가로 환산할 경우 279억원이 넘는다.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꼽히는 한글과컴퓨터는 연초 4000원하던 주가가 4만9000원으로 올랐다. 덕분에 한글지키기 운동본부의 캠페인에 호응해 주주로 참여했던 사람들은 적지 않은 덕을 보게 됐다.
이와 함께 스탠더드텔레콤의 임영식 사장이 294억원의 재산을 자랑하고 있고 통신장비 업체인 자네트시스템의 고시연 사장도 30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장비 전문업체에서 컴퓨터, CTS 등의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서울일렉트론의 채인철 사장은 현재가로 약 205억원어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테라의 박상훈 사장, 태진미디어의 윤재환 사장, 프로칩스의 유길수 사장, 한국통신 고성욱 사장 등도 최근의 코스닥 주가 상승으로 수백억원대의 재산가가 된 사람들이다.
물론 이들 경영자의 재산은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회사의 자산가치가 수천억원이더라도 자칫 잘못하면 수억원 대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 코스닥의 호황으로 「벤처거부」의 신화를 일궈내기는 했지만 아직 성공을 향한 레이스는 끝나지 않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코스닥의 영웅들이 자신의 기업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회사로 키워 더욱 큰 「부자」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코스닥을 준비하며 밤을 지새우는 기업인들 중에서도 더 많은 갑부가 탄생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코스닥의 성공은 그들만의 영광이 아니라 우리 나라가 한발 더 나아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