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를 의무사용기간이 적용됐던 때와 비슷한 가격으로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이동전화 업계가 6월 들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실시하면서 실제 구입비용이 거의 의무사용기간이 있었던 지난 4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물론 「공짜」라는 개념은 의무사용기간 폐지와 더불어 자취를 감췄지만 일부 사업자와 제조업체가 요구하는 조건을 갖춘 고객은 일부 기종 제품을 4월 이전보다 한층 부담없는 비용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6월 이동전화 업계 판촉행사의 특징으로는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대대적인 참여를 꼽을 수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주로 서비스사업자와 일부 대리점이 부담했던 판촉비용을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떠안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LG정보통신이 신기종 단말기를 구입하는 모든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사실상의 현금판촉을,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이 경품판촉과 추첨형태를 거치는 선불카드상품권 판촉을, 현대전자가 경품판촉을 시작했다. 꾸준히 판촉전을 벌여온 서비스사업자들도 5∼6월 들어 조건부로 상품권 증정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대리점들도 가입비 면제혜택 등을 통해 고객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서비스사업자, 단말기 제조업체, 일부 대형대리점들이 골고루 부담하는 이같은 판촉전으로 공짜 개념만 사라졌을 뿐 사실상 이동전화 시장은 지난 4월 이전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4월 이전 서비스사업자들의 판촉은 그 대상이 가입자 모두였으나 최근 서비스사업자와 제조업체들의 판촉은 친지 추천, 추첨 등 일정 조건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 조건 대부분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거나 가입자 수가 일정 궤도에 올라 신규 고객이 줄어든 관계로 당첨 확률도 높아 확률을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4월 이전 혜택 수준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6월 22일∼7월 9일 한정판매 상품이기는 하지만 모토로라 MP8800과 한국통신프리텔 016 서비스를 한 세트로 한 제품이 2만9000원(가입비 5만원 별도)에 제공되고 있는데 이 경우 모토로라의 10만원 선불카드상품권과 한국통신프리텔의 5만원 백화점 상품권의 수혜대상이 되기 때문에 행운이 따를 경우 제품을 구매하고도 7만1000원 상당을 되돌려받을 수 있다.
또 단독 세대주(또는 가족 과반수가 011을 사용하는 고객)가 LG 미셀 단말기로 011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SK텔레콤으로부터 10만원 상품권을, LG정보통신으로부터 5만6000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26만원 안팎에 거래되는 신기종 제품을 10만원 미만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MP8800모델이 아닌 모토로라 단말기로 가입할 경우에도 SK텔레콤으로부터 10만원 상품권을, 추첨 형태를 띠지만 모토로라의 10만원권 이동전화 선불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가입자가 이들 제품을 할부로 구입한 경우에는 초기 지불비용보다 받는 금액이 더 많은 기현상까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이동전화 업계 판촉전이 6월 이후 더하면 더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판촉에 뛰어들지 않고 있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대규모 판촉행사를 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고 다른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이에 맞춰 판촉 강도를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4∼5월 줄어든 가입규모를 만회하기 위한 서비스사업자들의 판촉전도 6월 이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고객부담이 줄어드는 이같은 이동전화 시장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