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한국텔레마케팅협회 사무국장
최근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면 두 가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하나는 매스마케팅에서 퍼스널마케팅으로의 전환이며, 또 다른 경향은 유통경로의 다양화다.
개별고객에 대한 기호와 요구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러한 경향은 보편화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고객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타깃 고객을 분류할 뿐만 아니라 분류고객에 맞춰 인터넷쇼핑몰·텔레마케팅·통신판매·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경로와 판매전략이 수립된다.
텔레마케팅 시장은 이러한 흐름에 근거해서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텔레마케팅은 고객의 체계화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양방향성을 갖는 전기 통신수단을 통해 1대1로 전개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텔레마케팅의 업무영역은 고객상담 및 관리, 각종 문의 및 주문 접수, 애프터서비스 접수, 해피콜, 연체관리, 제품홍보, 시장조사, 영업기회 창출 등으로 다양하며, 급변하는 정보통신 기술에 힘입어 텔레마케팅의 효율성이 제고되면서 급격한 시장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텔레마케팅 시장 성장에 있어서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이버마켓이 갖는 특성상 잘못 활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과 폰세일즈의 개념이 혼재되면서 소비자들은 폰세일즈가 아닌 텔레마케팅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됐다.
텔레마케팅은 방법론으로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로 구분된다. 인바운드 텔레마케팅은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각종 문의·상담 전화를 받고 접수하는 것을 말하며,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은 고객만족 차원에서 고객의 각종 기념일을 축하한다거나 연체관리상의 필요 등에 의해 기업이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형태를 말한다. 따라서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은 상품의 판매만을 목적으로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폰세일즈와는 달리 텔레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상품의 판매를 이끌어내기 전까지의 프로모션 단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텔레마케팅이 폰세일즈와의 개념 혼돈과 일부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의 잘못된 활용으로 인해 소비자로부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부 기업의 잘못된 활용은 텔레마케팅 시장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통신판매·홈쇼핑 등 점차 커가는 사이버마켓 전체를 위축시키고 기업과 소비자간 신뢰를 불식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텔레마케팅이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비즈니스 마케팅 툴」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윤리적 범위 내에서 활용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소비자들에게 텔레마케팅은 「전화공해」가 아니라 고객에게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거래까지 연결시켜주는 하나의 마케팅 도구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며 건전한 시장문화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텔레마케팅에 대한 개념의 혼동과 일부 기업의 잘못된 활용이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는 텔레마케팅 산업발전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해 한국텔레마케팅협회는 지난 4월 텔레마케팅 윤리강령을 제정한 바 있다.
텔레마케팅 윤리강령은 친절한 고객응대, 발신자 신분공개, 정확한 정보제공, 고객의 정보보호 등으로 텔레마케팅을 활용하는 기업이 준수해야 할 사항을 담고 있는데 현재 협회 회원사를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양질의 텔레마케팅 산업 발전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