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고급화 전략

 최근 들어 가전 분야의 내수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IMF한파로 인해 지난해 무려 절반 이상 격감한 내수시장이 회복되고 있는데다 혼수 특수도 일고 있어 가전업계로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회복기에 접어든 가전시장에서 업계가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대형화·고급화 전략이다.

 가전제품 대형화 추세의 선봉장은 단연 냉장고. 이제까지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장고의 경우 기껏해야 400∼500리터급이 주종을 이루었으나 최근 들어 사이드 바이 사이드형 냉장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일명 양문여닫이형으로 불리는 초대형 냉장고는 원래 대형식당 등 업소용 제품. 일반가정을 대상으로 한 초대형 냉장고의 판매증가가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 이어진다면 이 분야 시장의 주력 판매기종으로 부상할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가전제품 고급화의 기수로는 평면TV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가전업체들마다 침체된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앞다투어 평면TV 개발에 나서 시장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대당 850만원을 육박하는 평면TV 인기가 대단하다.

 또한 무려 1600만원에 달하는 벽걸이형 제품도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컬러TV 한 대 가격이 웬만한 중형자동차 가격을 웃도는 셈이다. 여기에다 디지털TV나 벽결이형 제품도 속속 선보이는 등 TV의 고급화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가전업체마다 백색가전을 사양산업으로 인식하고 투자에 인색한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그래도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절히 반영한 제품은 시장에서 날개돋힌 듯 팔리게 마련이다.

 산업용 개념을 집안으로 들여온 양문여닫이형 냉장고나 지난해 품귀현상까지 빚은 김치냉장고 역시 한국인의 식생활을 반영한 좋은 예다.

 국내 업체들의 대형TV 상품화 경쟁 역시 시장개방에 대응해 고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상품화 전략이다. 침체된 가전산업의 활력을 불어넣을 제2, 제3의 히트상품이 출현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