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캐피털, "셀마" 본격 제작

 화제의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셀마」가 내년 7월 개봉을 목표로 본격 제작된다.

 (주)드림월드 프로덕션(대표 정원하)은 최근 포항제철이 출자한 벤처 캐피털 「포스텍기술투자」와 협력, 「셀마」를 제작·배급키로 전격 합의했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서 포스텍이 제작비의 10% 이상을 대고, 드림월드와 포항공대 정보통신연구소가 산학협동으로 제작을 맡기로 한 것. 이로써 작품의 완성도에도 불구, 엄청난 제작비로 인해 자칫 공중분해될 뻔 한 「셀마」가 비로소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총 23억원의 제작비가 투여되는 「셀마」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모티브로 해 25세기 우주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다룬 작품. 「인 하우스」프로그램과 모션 캡처 장비 등을 사전에 개발, 제작 수율을 높인다고 발표해 큰 관심을 모아왔으며 특히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에 첨단 컴퓨터 기술을 동원, 스페이스 테크노 오페라라는 새로운 장르의 영화를 만들겠다고 공언, 3D 애니메이션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제작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벤처캐피털 등 기관 투자자들이 엄청난 제작비에 반해 흥행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작비 지원에 난색을 표명한 것.

 이로 인해 약 60%의 제작 완성률을 보여온 「셀마」는 뒤뚱거리기 시작했고, 관심을 보였던 일부 투자자들도 하나 둘씩 발을 빼기 시작했다.

 「셀마」가 재기의 움직임을 보인 것은 올 초. 이 작품을 기획·제작한 이정환씨의 제안으로 작품을 본 정원하 드림월드 사장이 「셀마」를 꼭 완성, 배급에 나서겠다고 다짐하고 나섰고, 드림월드의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높이 평가한 포스텍이 제작비 지원을 검토하고 나선 것.

 또 로컬 메이저로 급부상하고 있는 일신창투가 배급 및 마케팅을, S사 등 일부 벤처캐피털이 제작비 지원을 확약한 것이다.

 현재 드림월드의 이사를 맡고 있는 이정환씨는 『투자자들이 「셀마」를 영화와 애니메이션·컴퓨터 그래픽을 가장 이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영화로 평가했고, 특히 스텝진에 대한 신뢰도도 높았다』며 「셀마」의 작품성과 흥행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이 영화의 제작에는 「구미호」를 통해 국내 최초의 컴퓨터 그래픽을 선보인 팀들과 「남자의 향기」 등에서 특수분장을 담당했던 김성문씨, 애니메이션 디자인계에서 잘 알려진 김수찬씨, 그리고 국내 최초의 3D TV시리즈물을 기획했던 홍인호 감독 등이 참여, 무게를 더해 주고 있다.

 정원하 사장은 『지난 5월 열린 제52회 칸영화제에 「셀마」의 포스터와 시나리오를 선보였습니다. 반응이 좋게 나왔고 영화인들의 관심도 높았습니다. 이제는 작품을 완성하는 작업만 남았습니다』라며 「셀마」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이 회사는 이 작품의 기획단계에서 논의된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에 의해 제작키로 한 당초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달 중순께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많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빛을 보지 못할 뻔 했으나 투자자들의 변함없는 지지로 완성한 제임스 카메룬의 「타이타닉」과 같이 「셀마」가 난관을 딛고 작품성과 흥행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지에 애니메이션 업계는 물론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셀마」는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 롤 프레잉 게임으로도 제작된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