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외국계 IT업체인 한국IBM·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전사적자원관리(ERP)용 데이터베이스(DB)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ERP용 DB시장 공략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ERP 수요가 점차 늘고 기업 업무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ERP용 DB수요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두 업체는 ERP용 DB시장의 가장 큰 수요처이면서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던 「SAP R/3」 고객사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어 그동안 이 시장을 독식해온 한국오라클과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여기에 ERP분야에서 한국오라클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SAP코리아가 오라클DB의 R/3 점유비중을 현재 90% 이상에서 60% 가량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지난 3월 SAP코리아와 R/3의 DB 플랫폼으로 자사의 「DB2 UDB」를 주요 사양으로 채택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이후 외환은행·국민은행·현대전자 등의 「R/3」 수요처를 「DB2 UDB」 고객사이트로 확보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IBM 정대욱 부장은 『이제까지 국내 「SAP R/3」 수요의 90% 이상이 오라클DB 플랫폼 상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 「DB2 UDB」의 비중을 크게 늘려나갈 것』이라며 『특히 ERP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금융권과 기존 SAP 사이트의 확장수요를 중점 공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IBM은 향후 발생하는 신규 R/3 프로젝트의 25% 가량을 「DB2 UDB」로 가져간다는 계획이며 올해 말까지 10개 고객사를 발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IBM은 하반기부터 영업채널에 「SAP/DB2」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MS(대표 김재민) 역시 윈도NT용 ERP 수요가 크게 늘면서 자사의 「SQL서버 7.0」이 윈도NT ERP 운영을 위한 최적의 DB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하고 수요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MS는 SAP코리아와 협력관계를 맺고 윈도NT 기반의 「SQL서버 7.0」에 미리 R/3를 이식, 공급하는 「레디투런 R/3(RRR)」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올 들어 MS는 삼보컴퓨터·삼아알미늄·화신 등의 R/3 사이트를 「SQL서버 7.0」 고객사로 확보했다. MS도 IBM과 마찬가지로 올해 R/3 프로젝트의 25% 가량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MS는 또 중소 컨설팅업체 및 솔루션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제약·화학·전기·전자 등 산업별 업종에 적합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며, 삼성SDS·영림원·지앤텍 등 윈도NT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국산 ERP 패키지 업체들을 통한 수요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