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21세기 멀티 시대를 대비하자

유승화 아주대학교 교수

 21세기는 급속한 정보화 및 멀티미디어화로 인해 대변혁이 예상된다. 개인이나 기업은 물론 국가의 생존양식, 더 나아가 사회구조까지도 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21세기 멀티미디어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 특징을 잘 알고 이에 대처해야만 한다. 그래야 더욱 발전된 선진사회와 복지국가를 후대에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21세기 멀티미디어 시대의 특징을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하고 우리가 취해야 할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첫째, 21세기 멀티미디어 시대는 연속적인 지식창출을 필요로 한다. 기술·제품 및 서비스의 융합과 복합화가 가속화하고, 급격한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멀티미디어화는 한 차원 높은 도전과 새로운 지식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개인·기업·국가간의 지식격차(Knowledge Gap)는 산업사회보다도 훨씬 심화될 수 있다.

 지난해 세계은행의 「세계 개발 보고서」 및 부즈앨런과 해밀턴의 「한국보고서」는 한국이 구조적 장애와 지식격차라는 두 가지 문제점을 동시에 풀어야만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요즘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으로 구조적 장애를 치유한다 하더라도 지식격차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따라서 과학기술력, 상업화 지식 그리고 경영 지식을 발전·개발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소유한 벤처기업가와 신지식인을 많이 양성해야 하며, 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또한 미래의 정보사회에 부합되며 창조력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제도 마련에 앞장서는 교육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그 예로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는 산업사회의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정보사회의 신교육 패러다임에 기반을 둔 실력 있는 교수와 학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둘째, 정보 신대륙에서의 기반 구축이다. 지금 우리 앞에는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보다 천배 만배 더 큰 정보 신대륙(Cyber Space)이 놓여 있다.

 이 정보 신대륙에는 은행·증권사·보험사·여행사·백화점을 낼 수 있고 병원·학교·교회도 지을 수 있으며 반상회·친목회·동아리 등의 모임 광장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신대륙에 쉽게 빨리 갈 수 있는 초고속망(High Speed Network Infrastructure)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 고속도로의 토대를 통해서만 정보 신대륙 위에 국제 경쟁력을 갖춘 가상현실 쇼핑몰이나 엔터테인먼트 등의 새로운 사업을 펼칠 수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사업에 대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뿐 아니라 영화·광고·만화·게임·디자인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멀티미디어 응용의 장을 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셋째, 통신사업규제의 완화 및 경쟁의 격화다. 미국의 「TelecomACT 96」을 선두로 통신·방송 사업의 규제완화(Deregulation)가 가속화함으로써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고, 그 결과 새로운 서비스 제공을 통한 차별화, 서비스 개선 및 생산성 향상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음성·데이터 또는 영상 서비스만 제공한 통신망들이 앞으로는 음성·데이터·영상을 복합한 멀티미디어 통신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것이다.

 즉 기존 전화사업자들은 ADSL·G.lite·FTTC·LMDS 위성 등의 방식을 사용해 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포함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케이블 사업자들도 HFC·VoIP 등의 기술을 이용해 영상을 기반으로 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포함한 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무선통신 사업자들은 IMT2000을 이용한 인터넷 및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이와 병행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간 전략적 제휴 및 합병이 활발히 진행되어 결국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넷째, 사회 환경의 변화다.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른 지역 격차의 해소, 교통문제의 해결 그리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작은 사무실 재택 근무(SOHO:Small Office Home Office)의 증가로 인해 문화와 여가를 중시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또한 집에는 PC·TV·비디오폰 등의 정보단말기와 냉장고·세탁기 등의 가전제품들이 홈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인터넷을 통해 홈쇼핑 및 홈뱅킹이 생활화되며, 사무실에서 가정내의 가전제품 및 보안시스템 원거리조정이 활성화됨으로써 주거 환경도 쾌적하고 편리해질 것이다.

 21세기 정보화 및 멀티미디어화의 물결은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밀려들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보화와 멀티미디어화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미래의 무한경쟁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정보화를 단순히 편리한 도구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는 앞으로 개인·기업·국가의 생존양식 자체를 바꿀 것이며, 결국 사회 환경 및 구조도 이에 따라 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이에 대한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과거 산업시대에는 늦었지만 미래의 정보 및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앞장서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