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까지 인터넷을 통한 주식거래는 전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 성장 추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미국의 경우 온라인 증권계좌 수가 500만에 달했고 3년내로 1400만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난 5월에는 전체 약정고 대비 온라인거래 약정고가 12.5%를 차지했다. 온라인 증권계좌 수도 지속적으로 늘어 5월말 현재 61만 계좌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증가는 인터넷을 통한 증권거래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의 이면에는 과거에 없었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증권사기꾼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인터넷을 투자자에 대한 약탈의 장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증권 시장도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향후에도 이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인터넷 증권거래의 증가에 따른 시스템의 안정성, 고객정보의 보안성, 투자자들의 이해부족으로 인한 피해들이 속출하고 있다. E트레이드의 경우 97년 11월 소송 이후 99년 2월 시스템 장애로 2번째 소송을 당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6월 28일 온라인 주식거래와 관련해 제기된 소송건수가 올 들어 5월말 현재 1114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이버 거래시 접속지연이나 시스템 결함 등으로 인한 거래장애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온라인 거래와 관련한 불만이 고조되자 SEC 의장인 아서 레빗(Arthur Levitt)은 지난 5월 4일 온라인거래의 위험에 대해 발언했다. 그 내용은 크게 3가지로 집약되는데, 첫째 투자자에게는 투자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였고, 둘째 온라인 증권회사에는 투자자 보호장치를 강구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마지막으로 SEC의 여러 가지 책임을 강조하였다.
투자자의 책임은 투자자가 알아야 할 4가지 잘못된 인식으로 첫째 투자자들은 자신의 인터넷이 증권 시장에 직접 연결되는 것으로 생각하나 실제는 다르다는 것, 둘째 주문입력시점과 실제 매매체결시점 사이에 가격의 급변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셋째 주문의 취소는 시장이 이를 접수했을 때 일어난다는 점, 넷째 신용매수시의 위험을 인지해야 한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인터넷 증권거래 문제는 이러한 온라인거래상의 시스템 오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있다. 증권발행 시장에서도 인터넷이 이용됨에 따라 주식매출시 사기행위가 범람하고 있으며, 유통 시장에서도 초소형주 중심으로 허위정보 등을 대화방이나 전자게시판에 게재해 시세조종 후 그 차익을 노리는 수법들도 자주 적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증권사를 통한 온라인 증권거래는 급증하고 있으며, 비등록/비상장 주식들을 시발로 하여 인터넷상에서의 거래를 도모하는 장외 주식거래 시장이란 명칭의 웹사이트 등도 가동중이다. 또한 법적 개정 또는 보완이 이루어질 경우 상장/등록 주식들을 위한 인터넷상에서의 거래시스템 도입이 가능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골드뱅크커뮤니케이션즈사와 하나로통신사의 인터넷을 통한 직접공모 사례에서 보듯이 향후에는 발행 시장에서의 인터넷 사용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추어 국내의 감독당국은 투자자를 증권사기와 인터넷 증권거래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체제를 정비하고 감독 및 투자자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현재 논의가 진행중인 사이버 증권사의 설립, 인터넷 직접공모, 비상장/비등록 인터넷 증권거래 시장운영, 인터넷 투자대화방, 투자 전자게시판, 전자우편, 인터넷 증권판매, 인터넷 광고부문 등 광범위한 증권관련 행위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감독강화 및 투자자교육을 위한 장치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정범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