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렇게 했다> 한양대 최용훈.정도재군

 요즈음 국내 대학가에 인터넷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 모의주식투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투자론, 재무관리 등 경영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어문·이공계 학생들까지 이러한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한국증권전산과 현대증권 등이 주최하는 「모의주식투자 대회」에는 매년 수만명씩 참가할 정도로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증권이 개최하고 있는 대학생 주식투자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양대 최용훈·정도재씨(25)도 최근 주식에 투자하는 재미를 톡톡히 맛보고 있다. 경영학과에 다니는 이들이 처음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3월. 「투자론」을 강의하는 최종연 교수가 『곧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주식투자 대회가 있다』며 『투자에 대한 실습을 겸해 이러한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단짝 친구인 이들 두 사람은 곧 「마우스」라는 팀을 결성하고 대회 참가 준비작업을 시작했다. 거의 매일 팍스캐피털(http://www.paxcapital.com), 진스탁(http://www.jinstock.com) 등 증권 사이트를 검색하는 한편 각종 신문의 경제면 기사도 열심히 읽었다.

 이렇게 갈고 닦은 실력으로 모의투자대회가 시작되자마자 두각을 나타냈다. 「마우스」 팀은 지난 3월 말부터 5주 동안 계속된 예선대회에서 현대전자 등 대형 우량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 높은 투자 수익률(140%)을 기록하며 전체 8000여개 팀 가운데 80∼100위 사이를 유지했다. 100위만 유지하면 50만원의 상금과 함께 이를 밑천으로 진짜 투자게임을 벌이는 본선 진출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었다.

 대회가 거의 끝날 때쯤 막판 굳히기를 하겠다며 데이콤 주식을 산 것이 화를 불러왔다. LG와 삼성그룹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데이콤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크게 오를 때였다. 뒤늦게 데이콤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것이다. 악재는 한꺼번에 찾아왔다. 이를 만회하려고 세풍·태영 등에 투자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보고 100위권에서 멀리 밀려났다.

 100위권 밖의 팀이 본선에 나가는 것은 자기 돈을 내고 경기를 치르는 2부 리그에 출전하는 것뿐이다. 각자 25만원씩 투자해 본선 게임에 나서고 있는 마우스 팀의 다음 목표는 대형 우량 주를 적극 공략해 2부 리그에서 우승하는 것.

 4학년 졸업반인 최용훈씨는 『반드시 2부에서 우승, 현대증권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부 리그에는 3등까지 입사를 보장하는 데 비해 2부에서는 우승한 한 팀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씨는 『투자 게임을 하면서 자본주의를 뒷받침하고 있는 기둥이 바로 주식시장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증권맨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6월 말부터 시작된 본선 경기는 아직 그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