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무섭게 상승페달을 밟고 있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가격의 마지노선은 어디인가.
현재 TFT LCD의 공급가격은 기종에 따라 연초보다 20%에서 40% 가량 올랐다. 6월 현재 노트북의 주력기종인 13.1인치 TFT LCD의 가격은 연초보다 40% 오른 500달러선에 육박하고 있으며 모니터의 주종인 15.1인치 TFT LCD의 가격도 연초 500달러선에서 600달러선으로 25% 가량 상승했다.
이같은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발생한 공급부족현상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TFT LCD(13.1인치로 계산)의 세계 수요는 연간 1900만장인데 반해 공급은 1700만장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3·4분기에도 가격 상승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일 TFT LCD업체들은 3·4분기중 5% 내외의 소폭 가격인상을 단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가격상승세는 3·4분기를 시점으로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7월까지가 가격인상의 한계』라고 공공연히 말하면서 더 이상 가격상승세는 없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는 업체들의 설비증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업체들이 설비증설에 나서면서 마쓰시타전기산업이 생산능력을 60% 가량 증가시키는 것을 비롯해 도시바와 히타치제작소·샤프 등도 증산을 서두르고 있다. 따라서 이들 일본업체의 설비 증설이 본궤도에 오르면 공급량은 최대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대만업체들이 일본업체의 기술공여로 대형 TFT LCD 생산에 뛰어든 점도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업체들의 생산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면서도 『대만업체들의 생산참여가 시장에 미치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기 때문에 가격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PC 및 모니터 등의 수요업체들이 가격인상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하지 못하면서 생산업체의 공급책임을 묻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어 TFT LCD업체들이 더 이상 가격인상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TFT LCD업체들도 시장상황을 이용해 가격을 올려왔으나 더 이상의 가격상승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우려, 가격인상을 자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TFT LCD의 가격하락이 모니터시장의 신규 수요를 확대해왔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오히려 가격상승은 역으로 수요를 침체시킬 수 있다』면서 『브라운관 가격 하락추세와 맞물려 시장확대 차원에서라도 가격상승은 없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TFT LCD의 가격상승은 노트북PC의 수요자체가 늘어난데다 모니터시장의 확대 및 대형화 추세로 인한 공급부족이라는 불가피한 측면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TFT LCD가격은 3·4분기 이후부터 안정세를 찾으면서 점차적으로 하락추세로 반전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예전과 같은 가격폭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