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개방형 전자화폐시스템 개발사업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추진된다.
침체된 국내 IC카드 관련산업의 활성화와 함께 차세대 기반기술 확보를 위해 전자화폐 개발사업에 적극 나서온 한국IC카드연구조합(이사장 김홍기)은 최근 산업자원부의 5개년 중기거점 대상과제 중 하나인 「IC카드 방식의 개방형 전자화폐시스템」 개발사업에 대한 최종 계획보고서를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조합은 지난해 10월부터 20여개 업체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왔으며 올 들어 업계·학계 등 전문가들의 공동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조합의 전자화폐 사업계획안이 중기거점과제로 확정될 경우 올해부터 오는 2004년까지 관련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IC카드 응용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특히 전자주민카드사업이 백지화된 이후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국내 IC카드 및 응용산업의 활성화에도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조합이 마련한 사업계획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금까지 추진돼 왔던 각종 전자화폐 프로젝트와 구별된다. 우선 한국은행·금융결제원의 한국형전자화폐(KEP)가 응용서비스 및 국제 결제환경에 적용 불가능한 폐쇄형 시스템인 것과 달리 개방형 국제 표준규격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마스타카드의 몬덱스 등 곧 국내 도입될 해외 전자화폐에 대응, 국내 업체들이 주도한다는 점에서도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실물거래는 물론 온라인 전자상거래(EC) 환경에도 적용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이번에 설계될 IC카드의 칩운용체계(COS)는 자바언어를 이용한 개방형 플랫폼을 채택하는 한편 현재 세계적으로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는 「CEPS」 전자화폐 모델을 수용키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32비트 CPU 및 암호프로세서 연산이 가능한 차세대 접촉식 IC카드 △PC·잔액조회기·전자지갑·이동전화·전자자금이체용(EFT)POS·자동판매기·현금지급기(CD)·무인단말기(KIOSK) 등에 적용가능한 개방형 단말기 △실물거래와 함께 EC·이동통신단말기·사이버증권거래 등을 포괄하는 폭넓은 응용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자원부 오해정 생활전자산업과장은 『IC카드연구조합이 제출한 전자화폐 사업계획은 현재 국제적으로 추진중인 IC카드 지불수단의 기술흐름과 국내 독자적인 모델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개방형 시스템』이라면서 『현재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EC산업을 조기에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