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선풍기 업체들이 올들어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 자체브랜드제품 판매에 난항을 겪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비앙전자·오성사 등 그동안 가전3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공급에만 주력하다 올해부터 자체브랜드제품 판매에 나선 중소 선풍기 업체들이 최근 선풍기 시장이 성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목표를 대폭 줄여잡거나 아예 당분간 제품 공급을 중단키로 하는 등 자체브랜드 제품 판매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중소 업체들이 자체브랜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올해 들어 선풍기 시장에 참여한 업체들이 크게 늘어난 데다 이들을 견제하려는 기존 업체들의 가격공세가 심해지면서 가격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대부분의 업체들이 유통점에 대한 선풍기 공급가격을 20% 이상 인하, 기계식 제품의 경우 제조원가 수준인 2만5000∼2만8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처음으로 자체브랜드제품 판매에 나선 르비앙전자는 올해 자체브랜드 판매계획을 당초 10만 대에서 6만 대로 줄여잡고 선풍기 실소비가 늘어 유통점들이 확보해 놓은 재고가 바닥나 유통가격이 다시 높아질 때까지 자체브랜드 제품 공급을 중단하고 OEM공급에만 치중하기로 했다.
오성사도 올해 총 15만 대의 선풍기를 자체 판매한다는 목표 아래 총 10개 모델의 자체브랜드 제품을 개발, 본격 판매에 나섰으나 이처럼 가격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최근 판매목표를 10만 대로 대폭 축소 조정하고 실판매 추이에 따라 자체브랜드 제품 공급량을 조절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에는 기계식 선풍기의 경우 재료비 수준에도 못미치는 2만원대 이하에 공급하는 업체도 등장할 정도로 대리점 공급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며 『생산물량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무리하게 손해를 보면서까지 자체브랜드 판매를 강행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올들어 가전 3사가 OEM주문량을 대폭 줄인데다 이를 자체브랜드 판매 활성화로 보충하려던 중소 업체들이 자체브랜드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내 선풍기 시장이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