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PC의 처리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환경오염의 수준을 뛰어 넘어 환경파괴의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세기 말의 정보사회를 앞당긴 주역인 컴퓨터가 이제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폐PC 문제에 관심을 두거나 이를 붙잡고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는 곳은 없는 것 같다.
PC메이커들은 아무런 대책없이 컴퓨터를 찍어내기에 여념이 없다. 관련부처의 실무담당자까지 『내가 알 바 아니다』며 딴전을 피우고 있으니 그 실정은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지 않는가.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중요한 것을 버릴 수는 없다. 바로 기업시민정신이다. 새 천년의 지식정보사회를 목전에 둔 시점이다.
폐PC의 환경파괴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마련하고 정립해야 할 때다. 여기저기 폐PC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이 지구와 사람의 몸 속에 스며들고 있는데 지식사회의 건설과 삶의 질 향상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경쟁력은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다. 한 전문가의 지적처럼 「내 기업도 살리고, 지구도 살린다는 공동체 사고」가 우리 기업들에 절실하다.
<온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