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자 정보통신산업 `99 하반기 기상도 (3)

정보통신부문 (하)

* SI

 국내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시스템통합(SI)업계는 상반기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이는 사회전반에 걸친 구조조정 작업의 마무리, 공공부문 프로젝트의 조기 발주와 기업의 수익개선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정보화 수요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SI업계의 올 상반기 약진은 IMF 이후 기업들의 체질 변화에 따른 수익구조의 개선에 힘입은 바 크다. 이에 따라 매출도 매출이려니와 순익면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았다. 속칭 「사람장사」라 해서 인건비 정도의 수익구조를 보이던 SI업계의 손익계산서가 올 상반기에는 기술경영의 선두업종으로 손색이 없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업계 전체적으로 30%를 상회하는 높은 매출과 함께 순익면에서는 지난해 적자에서 대부분 흑자로 반전됐다. 일부 기업은 100%에 육박하는 순익을 기록, IMF관리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시사했다.

 특히 주요 SI업계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2강2중1약」의 확연한 구도를 보여주고 있어 더욱 이채롭다. 여기서 2중과 1약은 물론 적자를 기록하거나 매출이 감소된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타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실적이 미미한 경우를 두고 나눈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2강의 면모를 갖춘 업체로는 삼성SDS와 LGEDS시스템을 들 수 있다. 삼성SDS의 경우 마사회에 이어 한국산업은행 등 상반기 굵직한 프로젝트를 독식했으며 LGEDS시스템은 상반기 매출과 순익이 각각 38%와 98% 성장하는 개가를 올린 것을 발판으로 하반기에도 이러한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중은 쌍용정보통신·SKC&C 등으로 이들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58%와 33%의 매출성장을 기록, 순익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들 기업도 하반기에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약은 현대정보기술로 올 상반기 매출은 2092억원으로 대기업의 면모를 과시했으나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미진했고 특히 베트남 중앙은행 전산시스템 수출이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 「세몰이」에 한풀 꺾인 모습을 보여줘 하반기 영업실적이 올해 이 회사의 흑·적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SI업계의 올 하반기는 상반기 프로젝트의 연속선상에서 예측될 수 있다. 전반적인 상승기류가 하반기 들어 연착륙하면서 상반기보다는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SI시장은 올해 14% 안팎의 성장기조를 보여 6조40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인터넷

 인터넷업계의 올 상반기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시장 진입이라는 대명제 아래 인터넷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러시를 이루었고 일반인들의 인터넷에 대한 관심도 증폭됐다. 특히 올초 인터넷주가가 주식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골드뱅크가 인터넷주가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한솔CSN 등의 주가가 폭등해 일약 부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올초 포털전쟁이라 일컬을 만큼 포털업체들의 진출도 두드러졌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300만 가입자 돌파와 함께 네이버의 독립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이어 인터파크의 데이콤 분리와 함께 코스닥 시장 진출도 있었다. 또 라이코스가 미래산업과 제휴해 라이코스코리아를 설립한 것도 국내 인터넷산업의 한 획을 긋는 주요사건으로 등장했다. 여기에 24/7코리아의 설립 및 리얼미디어의 국내진출 등 해외 인터넷 광고업체들의 국내 입성도 올 상반기 중에 일어난 인터넷산업분야의 큰 사건이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인터넷산업의 규모는 불과 150억원 남짓의 보잘 것 없는 시장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적자는 계속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적자의 틀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사업을 해서 돈 벌면 이상하다」는 역설이 하반기에도 적중할 전망이다.

 여기에 인터넷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예측한 대기업들의 인터넷사업 진출도 지난해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이었다. 삼성·LG 등 대기업들의 경우 인터넷사업부를 가지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했다고 보기는 어려웠으나 본격적인 사업개시로 시장쟁탈전에 나선 것도 올 상반기의 특징이다.

 올 하반기 인터넷산업은 상반기와 다른 새로운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먼저 순번 대기중인 인터넷 기업들의 코스닥 상장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상반기 폭발장세를 주도하던 인터넷 주가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인가가 주목된다. 100개가 넘는 기업들이 모두 상장될 경우 일반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리기 힘들 뿐 아니라 자칫 안좋은 이미지를 남길 경우 인터넷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반기 역시 주가에서부터 비롯된 인터넷붐이 시들지 않을 전망이며 해외기업들의 국내진출, 투자러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6개의 PC통신사들이 모두 포털을 지향하고 있어 인터넷포털은 실로 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체 시장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 총 300억원 수준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광고의 경우 세계 최대 기업인 「더블클릭」의 국내상륙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토종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네이버의 약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라이코스와 야후와의 시장쟁탈전도 시장흐름의 큰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 네트워크

 상반기 급격한 신장세를 기록, IMF 이전 수준을 회복한 국내 네트워크 산업은 하반기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하반기에도 기간통신 사업자의 투자가 지속될 예정이고 학내망과 관련된 예산집행이 하반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반기에 저조한 실적을 보였던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를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IDC가 밝힌 올 1·4분기 국내 LAN시장은 전년 동기대비 45.9% 성장한 941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러한 추세는 2·4분기에도 이어져 상반기 국내 LAN시장은 2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반기에도 가장 큰 수요처인 기간통신사업자의 투자가 지속되고 학내망 예산이 집행돼 국내 시장은 전체적으로 4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 활성화와 함께 국내 네트워크 업체들의 수출도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된 해외시장 진출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해외매출은 대략 1억 달러 규모. 전년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수출부분이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국내 네트워크 시장이 IMF 이전 수준으로 회복됨에 따라 네트워크 통합업체들의 매출도 IMF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최근 집계한 네트워크업체 매출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은 당초 예상을 뒤엎고 IMF이전 수준에 근접하거나 오히려 넘어서는 등 급격한 회복세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경기 진작을 위해 상반기에 예산을 조기집행한 데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증권사와 은행권을 강타함에 따라 사이버증권과 인터넷뱅킹 등을 구현하기 위한 IT분야의 투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1분기까지 관망세를 보였던 기업들이 최근 뚜렷한 경기 회복세에 따라 IMF이후 미뤄졌던 IT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네트워크 통합 시장은 IMF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5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 EC솔루션.유통정보시스템

 올해 상반기 정보보호 시장은 양적으로 볼 때 지난 한 해의 전체 시장규모에 맞먹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버 등 하드웨어(HW) 제품을 제외한 순수 정보보호제품의 올 상반기 매출은 대략 60억원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양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침입차단시스템(일명 방화벽)이다.

 방화벽은 기본적인 네트워크 보안솔루션이라는 인식에 힘입어 수요처 구분없이 고른 시장분포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에 250∼300카피 정도가 팔려 나가 매출액으로도 줄잡아 30억원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올해가 시장 진입의 원년이나 다름없는 침입탐지시스템(IDS)·서버보안제품 등도 최소 20억원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올 들어 금융권을 중심으로 인터넷비즈니스 환경이 급작스럽게 열리면서 인증기관(CA) 및 암호화 솔루션도 꾸준한 판매를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2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이들 보안제품을 도입, 10억∼20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 보안시장은 수요기관의 특성상 일단 금융권과 공공기관 시장에 집중됐지만 사회 전반적인 마인드 확산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민간기업 시장이 큰 폭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시장규모를 형성, 올 한 해 전체적으로는 15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예상치는 지난해의 3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앞으로도 이같은 신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현금지급기(CD)·금전자동출납기(ATM) 등 금융자동화기기 분야는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작년에 비해 다소 사정이 나아졌다. 지난 상반기에 총 560억원 가량의 시장규모를 형성했으며, 현재의 시장회복세를 감안할 때 올해 전체적으로는 최소 1400억원 수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수치는 작년에 비해 20% 가까이 늘어났지만 지난 97년 1860억원의 규모와 비교할 때는 75%에 불과한 수준으로 아직도 완연한 회복기운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소비가 살아나면서 신용카드조회 시장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국내 신용카드조회 시장은 매달 10% 이상의 성장을 기록, 전체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의 수수료 수입은 140억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투명한 소비관행 확산과 세원 관리를 위해 정부가 강력히 추진중인 신용카드 확대 정책에 힘입어 이같은 신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적으로 최소 300억원 이상의 시장 규모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정보화의 핵심 솔루션인 판매시점정보(POS)관리시스템 시장도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다. 상반기에 3000대, 액수로는 70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할인점들의 대거 진출 등에 따라 낙관적으로 볼 경우 7000∼8000대, 시장규모로는 200억원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같은 규모는 IMF 구제금융 이전인 97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통신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