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사무실 이전 "붐"

 정보기술(IT)업체들이 올들어 사무실 이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HP·한국오라클·한국IBM 등 주요 IT업체들은 IMF사태 이후 빌딩 매매가 및 임대료가 크게 떨어진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업무효율성과 영업극대화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서울 여의도와 강남지역 등으로 사무실 이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국내시장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자체 사옥을 마련키로 하고 일부 대형 증권사 건물 실사작업을 벌이면서 최근 여의도에 있는 지상 21층짜리 고려금융센터빌딩을 700억원 규모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올 연말께부터 그동안 별도의 건물을 사용해온 기존 중대형 컴퓨터(EAO)를 비롯해 PC 및 주변기기(CCO)·컨설팅 등 각 사업부에 대한 사무실 이전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여의도 한진빌딩에 있는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내년 3월 임대계약 만기를 앞두고 지난해부터 사무실 이전 검토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최근 모 건설회사가 설립한 강남지역의 신축 건물로 옮기는 것을 검토중이다. 한국IBM측은 『아직 건물임대에 대한 최종계약이 이루어진 상태는 아니고 일부 입주대상 건물에 대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조만간 건물이전에 대한 공식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오라클(대표 강병제)은 오는 10월께 강남으로 사무실을 옮긴다는 방침을 정하고 일부 건물을 놓고 입주계약을 위한 최종협상을 진행중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해마다 직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현재 정식직원 수만 650여명에 달해 그간 여의도 대한투자신탁빌딩과 전경련회관 등으로 분산된 업무를 통합하기 위해 사무실을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LG반도체 소유의 강남 대치동 LG영동빌딩에 입주해 있는 LG히다찌(대표 이은준)는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통합되면서 오는 9월까지 사무실을 비울 계획이다. 이에 따라 LG히다찌는 조만간 강서구와 강남일대에 적합한 사무실을 마련키로 하고 사무실 이전에 대한 물밑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여의도 고려금융센터빌딩에 입주해 있는 한국후지쯔(대표 안경수) 역시 올 연말 한국HP의 입주에 대비해 현재 부동산 컨설팅업체에 위탁, 적합한 사무실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후지쯔측은 『여의도와 강남지역을 놓고 신사옥 매입 및 임대 등 다각적인 방안을 수립중』이라고 밝혔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