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펜으로 글자.그림 등 입력 "디지타이저" 시장 떠오른다

 마우스를 대신해 전자펜으로 글자, 그림 등을 입력하는 디지타이저시장이 올 하반기부터 급성장할 전망이다.

 캐드, 컴퓨터그래픽 작업의 필수도구인 디지타이저는 주사용자층이 일부 그래픽 전문가로 한정된 탓에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내수규모가 연간 2만여대 수준에서 정체돼 왔다.

 그러나 이달부터 시행된 전자서명법의 영향으로 주요 관공서, 기업체에서 전자문서결재용으로 디지타이저의 특수가 예상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한글과컴퓨터, 와콤코리아, 디지털클립아트 등 디지타이저 관련업체들은 고가의 그래픽전용 디지타이저 판매전략에서 탈피, 마우스 기능을 대체하는 보급형 디지타이저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수요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는 올 하반기 주요 관공서와 교육관련 시장에 자사의 보급형 디지타이저 「한컴 플러스펜」을 2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 아래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행정자치부 주도로 추진중인 「신국정보고유통시스템(나라21프로젝트)」으로 인해 전국 시·군·구청과 동사무소의 전자문서결재용 디지타이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한컴 플러스펜」의 사용환경을 관공서 결재양식에 최적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와콤코리아(대표 이상윤)는 최근 관공서의 업무전산화용으로 디지타이저 주문이 늘어남에 따라 전자서명에 꼭 필요한 기능만 제공하는 보급형 디지타이저 제품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와콤코리아는 지난 4월 호적전산화를 위해 전국 189개 시, 군청에 소형 디지타이저 「펜파트너」를 납품한 데 이어 다른 부처에서도 제품도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올 하반기 동안 12×12인치급 캐드전용 제품 대신 저가의 4×5인치급 디지타이저를 내세워 물량위주의 판매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디지털클립아트(대표 유근정)도 올 상반기 동안 자사의 5×5인치급 소형 디지타이저 「에이스캣3」의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대비 2배이상 증가하는 등 시장상황이 호전됨에 따라 오는 2학기부터 일선 초·중·고교의 멀티미디어수업 진행용도로 디지타이저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용산전자상가의 한 디지타이저 유통업자는 『최근 캐릭터상품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로 그래픽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디지타이저를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면서 『여러 상황으로 보아 올해 하반기는 디지타이저시장이 대중화 단계로 들어가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