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장비업체들의 잇단 관련사업부문 매각과 이달부터 적용되고 있는 가전 분야의 수입선다변화조치 해제 등의 영향으로 국내 방송장비시장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내로라하는 방송장비업체인 텍트로닉스·HP 등의 업체들이 관련사업을 잇따라 매각하거나 정리하고, 그간 묶여있던 가전 분야의 수입선다변화정책의 족쇄가 풀림에 따라 JVC 등 가전은 물론 방송장비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는 일본 종합전자 메이커들이 한국시장 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어 국내 방송장비업계의 구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방송장비시장의 지각변동을 선도한 것은 일본 소니. 그동안 한국에서 가전에 주력해왔던 소니인터내셔널코리아는 작년 말 80년대 초반부터 소니의 방송장비 관련 국내 디스트리뷰터를 맡았던 동유무역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이 회사의 직원 25명을 포함한 관련사업을 이관받아 직판체제를 구축했다.
또한 동유무역의 나머지 직원 5명도 GMS(대표 이성일)라는 자본금 5000만원의 별도 독립법인으로 분사, 앞으로 소니사의 방송장비 AS 및 국내 딜러 업무를 맡기로 하고 현재 소니인터내셔널코리아측과 계약을 추진중이며 내년부터 본격 도입될 국내 디지털방송의 제작·송출·송신 및 방송자동화 등에 관한 기술컨설팅도 본격 펼칠 예정이다.
한국텍트로닉스는 최근 미국 본사가 방송장비사업을 합병 또는 매각을 통해 정리키로 결정함에 따라 작년 초부터 직판체제로 운영해 왔던 「비디오네트워킹사업부(VND)」를 최근 전격 해체한 데 이어 GVC(대표 정기현)에 관련사업을 완전 이관했다.
비디오 서버 등으로 방송장비사업에 진출했던 미국 HP 역시 최근 미국 피나클사에 사업부문을 매각함에 따라 그간 한국HP의 관련사업은 피나클사의 국내 디스트리뷰터인 대창상사가 새롭게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일본의 가전·방송장비업체인 JVC도 국내 수입선다변화정책이 철폐됨에 따라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국내 법인설립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은 JVC가 가전 분야의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나 방송장비 분야도 현재 국내 디스트리뷰터인 영상교역 등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등 조만간 방향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메이저급 제조사들의 사업 분할매각 등의 여파가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방송장비업계의 구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이들 업체간 구조조정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이 아니어서 앞으로 국내 방송장비업계의 구조조정 작업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