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렬기구(Parallel Mechanism) 공작기계 개발이 매우 활발하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학 및 공작기계 업체들이 차세대 공작기계로 불리는 병렬기구 공작기계 연구 및 개발에 주력함에 따라 조만간 병렬기구 구조를 적용한 공작기계가 기존 공작기계 영역을 급속도로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병렬기구 공작기계 연구 및 개발이 활발한 것은 기존 공작기계의 기본구조인 직렬기구(Serial Mechanism)에 비해 강성(强性)과 정도(精度)가 뛰어나고 고속·고가속도 운동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병렬기구의 각 링크부가 동일한 모듈화 구조로 되어있어 대량생산시 기계의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데다 금속가공 외에 쾌속성형기, 삼차원측정기, 레이저가공기, 워터젯가공기 등 응용분야가 다양한 것도 한 요인이다.
공장자동화(FA)용 컨트롤러 및 제어시스템 전문 벤처기업인 세나테크놀로지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와 공동으로 다단계 공정을 거쳐야 가공할 수 있었던 기계부품을 단 한번의 세트업으로 가공할 수 있는 쾌속가공용 병렬기구 공작기계(모델명 이클립스)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회사는 일본의 오쿠마·후지, 프랑스의 PCI, 이탈리아 크라멘 등 30여개사와 이클립스에 대한 기술이전 및 상품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 병렬기구 공작기계용 컴퓨터 수치제어(CNC)장치 공급을 독점하면서 이 분야 컨소시엄을 주관하고 있는 독일 지멘스와 공동개발·기술협력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전 소재 벤처기업인 다림시스템과 동명중공업은 스튜어트 플랫폼으로 불리는 병렬기구를 응용한 자동차 시뮬레이터와 비행기 시뮬레이터를 각각 개발했다.
창원대 제어계측공학과 이민기 교수팀은 스튜어트 플랫폼과 2단 스튜어트 플랫폼을 응용한 디버링 머신, 프로펠러 그라인딩 머신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권동수 교수팀은 5각 관절 병렬구조를 이용한 6자유도 힘 반사형 마스터 컨트롤러(스튜어트 플랫폼의 직선 이송 링크 대신 5절 링크 사용)를 개발중이다.
고려대 제어계측공학과 김희국 교수와 한양대 전자컴퓨터공학부 이병주 교수팀은 새로운 3자유도 병렬기구를 개발했으며, 한국과학기술원 정밀공학과 조형석 교수, 변용규 교수팀은 6자유도 병렬기구를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또한 부산대 홍금식 교수팀은 스튜어트 플랫폼의 힘 전달 해석을, 광주과학기술원 기전공학과 류제하 교수팀은 스튜어트 플랫폼의 기구학 해석을 연구하고 있고 연세대 등 일부 대학에서도 스튜어트 플랫폼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인거졸·기딩&루이스·헥셀사와 국립연구소인 샌디아를 중심으로 병렬기구 공작기계 연구 및 개발이 활발하고, 일본은 도요타 고키와 히타치 세이키·오쿠마 등이 병렬기구 공작기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프랑스 델타와 CMW·소프트 무븐트, 영국의 지오데틱스, 스위스 ETHZ연구소, 독일 아헨대학과 슈투트가르트 공대·지멘스·INA·마이크로매트, 스웨덴 네오스로보틱스 등이 병렬기구 기계구조를 적용한 공작기계와 컨트롤러를 각각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 공대 김종원 교수는 『병렬기구 공작기계가 기존 공작기계 영역을 전면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쾌속가공을 비롯한 특정분야에서는 상당부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며 『병렬기구를 이용한 공작기계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국내 대학 및 업체들이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할 경우 선진국과도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