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 달러 대비 원화의 환율 하락으로 갈수록 악화되는 수출 채산성을 만회하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올초 달러당 1200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돼온 원화 환율이 최근들어 1160원대로 떨어짐에 따라 매출의 약 60% 정도를 수출로 채우고 있는 주요 PCB업체들의 수출 채산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여기에 앞으로 공기업과 민간 대기업의 외자유치와 수출에 따른 달러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환율 약세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PCB업체들의 수출 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지금까지 겨우 버텨온 수출 채산성은 거의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PCB업체들은 수출 채산성 확보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PCB업체들이 수출 채산성 확보를 위해 발벗고 나선 쪽은 생산성 향상 분야.
대덕전자·삼성전기·LG전자 등 주요 PCB업체들은 올초 1200원대에 맞춰 산정한 수출 단가를 하반기부터는 1100원선으로 낮추기 위해 생산전략을 수정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원화 환율이 1100원선으로 떨어지더라도 수출 채산성을 확보하자는 의도에서 재조정되는 PCB업체들의 생산전략 수정 계획은 생산성 향상에 초점에 모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 PCB업체들은 우선 원자재 구입비를 최대한 낮추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대기업 PCB업체들은 이달부터 협력업체에 납품단가 인하에 협조해달라는 뜻을 전달했으며 나머지 PCB업체들도 비슷한 취지의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마른수건 짜기」로 치부되는 납품단가 인하와 병행해 PCB업체들은 생산수율 증대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생산라인 현장 구석 구석에 내재돼 있는 생산성 향상 요소를 적극 발굴, 원가절감 방안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청주전자·기주산업·우진전자 등 중견 PCB업체들은 그동안 일부 혼재돼온 생산라인을 제품별로 전용화, 수율을 증대하기로 했으며 대덕전자의 경우 대규모 물량을 생산하는 제2공장의 가동률을 더욱 높이는 방법을 모색, 원가를 절감하기로 했다.
대방 등 일부 중견 PCB업체들은 그동안 외주처리해온 생산공정을 자체 처리하는 방향으로 생산계획을 수정, 원가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기·대덕전자·이수전자·심텍 등은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PCB를 개발해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수출 채산성을 확보하는 지름길로 판단, 멀티칩(MCM)·CSP 등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의 상용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