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 경박단소화 "급피치"

 MP3플레이어의 경박단소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차세대 휴대형 인터넷 오디오기기로 불리는 MP3플레이어의 개발 경쟁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최근들어 신세대 취향에 어필할 수 있는 작고 가볍고 깜찍한 형태의 초소형·초경량 제품을 경쟁적으로 상품화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초기의 기능경쟁에서 벗어나 초소형·초경량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기능을 다양화하자면 원가부담이 높아져 가격경쟁력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반면에 불필요한 기능을 없앰으로써 제품을 작고 가볍게 만들면 가격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데다 휴대의 간편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명함(58×85×17㎜)크기의 세계 최소형 제품인 「옙(모델명 YP­D40)」을 상품화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엔 아이앤씨·씨노스테크·가온·바롬테크·디지털웨이 등 국내 업체들은 물론 해외 업체들도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제품을 경쟁적으로 상품화해 선보이고 있다.

 아이앤씨는 착탈식 멀티미디어메모리카드(MMC)를 채택함으로써 제품 크기(53×46×16㎜)를 명함의 절반수준으로 줄였을 뿐아니라 중량도 28g(배터리포함 40g)으로 대폭 줄인 초소형·초경량 제품인 「포켓 디지털 오디오(PDA)」를 상품화, 일본에 대량 수출하고 있다.

 가온도 팜사이즈(70×61×17㎜)로 부피가 작고 중량도 배터리를 포함해 55g으로 가벼워 무선호출기처럼 허리춤에 달거나 액세서리처럼 목에 걸고 다닐 수 있고 패럴렐포트가 있어 휴대형 저장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인 「티티아」를 상품화, 해외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바롬테크도 가로 48㎜, 세로 64㎜, 두께 16㎜로 지포라이터만한 크기에다 무게도 27g으로 아주 작고 가벼워 삐삐처럼 허리띠에 착용하고 다니면서 디지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제품인 「뮤즈·엠」을 상품화, 국내 최저가격인 15만원에 시판할 예정이며 수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히트정보도 최근 세계 최초로 카세트 테이프형 MP3플레이어인 「CAMP」를 개발, 양산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 제품은 기존 카세트 테이프와 사이즈(65×85×8.7㎜)가 똑같아 지금까지 나온 제품 중 두께가 가장 얇은 것이 특징이다.

 내장형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을 상품화한 씨노스테크와 디지털웨이도 최근 초소형·초경량 제품을 찾는 바이어들이 늘어남에 따라 MMC를 채택함으로써 초소형·초경량을 실현한 모델을 조만간 상품화할 예정이다.

 MP3플레이어의 경박단소화 추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일본 고베철강소와 프랑스 톰슨멀티미디어 등 몇몇 업체들도 이미 초소형·초경량 제품의 개발을 끝내고 상품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추세에 부응해 부품업체들도 핵심부품을 주문형 반도체(ASIC)로 원칩화하거나 경쟁적으로 부피와 무게를 줄인 부품을 개발하고 있어 앞으로도 MP3플레이어의 경박단소화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제품의 초소형·초경량화를 통해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값을 낮춘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음질 및 기능 향상없이 제품의 외형과 중량만 줄이는 것은 오히려 수요를 진작시키는 데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또한 일본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부피가 작고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는데 반해 미국 소비자들은 제품의 외형보다는 음질과 기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초소형·초경량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게 관련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쨌든 초소형·초경량의 실현을 통해 값을 낮춘 MP3플레이어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MP3플레이어의 경박단소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