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삼성전자의 냉장고 컴프레서 불량문제는 누구에게 이득이 될까. 연중 최대 성수기를 맞고 있는 냉장고 시장의 최대 관심거리다. 물론 경쟁업체들은 삼성전자가 이번 문제로 냉장고 판매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이로 인해 자사 제품 판매확대 등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96년 「냉장고의 일부 모델을 리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한 바 있는 LG전자의 경우 이번 사태의 파장이 삼성전자 냉장고 판매에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윤리상 삼성의 상황을 직접적인 판촉으로 활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지만 일선 영업센터나 유통점에서는 본사 의도와 관계없이 삼성냉장고의 불량을 부각시키고 있다.
LG전자 일선영업에서는 냉장고 부품 불량도 불량이지만 과거 자신들이 리콜방식으로 대처했던 것과 달리 삼성전자가 무상수리 방식을 통해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보는 상황이다.
드러내놓고 즐거움을 표시하지는 않지만 이번 일로 가장 반가워하는 업체는 대우전자다. 96년 LG전자의 냉장고 리콜에 이어 삼성전자의 냉장고 불량문제가 불거져나오자 자사제품이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전자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일부 유통점에는 두 회사의 품질문제를 부각시키는 부착물을 냉장고에 붙여놓고 판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부착물의 내용은 96년 LG전자의 리콜 내용과 삼성전자 컴프레서 불량과 관련된 신문기사를 편집한 것으로 믿을 것은 대우냉장고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LG전자와 대우전자 등 두 회사는 삼성전자의 냉장고 부품 불량이 올해 하반기 시장에서 이 회사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쳐 5∼10%포인트의 점유율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내부적으로는 이탈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냉장고 수요의 효과적인 공략방안을 마련중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문제가 된 냉장고가 2년 전 모델이고 기존 제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번 사태가 냉장고 판매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불량발생 제품의 전액 무상수리, 무상 수리기간 연장 등으로 소비자 신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냉장고 불량에 대한 3사의 입장은 서로 다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물량에 따른 판매감소를 얼마나 줄여나갈 수 있는지, 또 LG전자와 대우전자가 이를 활용해 얼마나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인지 그것이 업계의 최대 관심거리다.
<박주용기자 jy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