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채승용 전임사장은 지난해부터 일관된 마케팅 정책으로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매출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전임 사장의 취지를 이어받아 로터스코리아가 앞으로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달부터 로터스코리아의 사령탑을 맡은 남덕우 사장(47)은 취임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남 사장은 한국IBM에서 20년 동안 영업·기획·조사·정보화담당·e비즈니스솔루션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친 엘리트.
국내 정보기술(IT)시장에 대한 분석력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그는 지난 2년 동안 IBM의 e비즈니스솔루션 담당이사를 역임해 이제 초창기인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을 제대로 아는 몇 사람 가운데 하나다.
남 사장은 『많은 고객들이 로터스의 「노츠」를 전자상거래에 꼭 필요한 지식관리 솔루션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와의 경쟁보다는 로터스가 고객에 얼마나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는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e비즈니스 솔루션 사업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무 파악에 분주한 남덕우 사장을 만나봤다.
-줄곧 일해온 IBM에서 떠나와 감회가 남다를 텐데.
▲덤덤했습니다. IBM에서도 2년에 한번 정도 부서를 옮겼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생각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한 직장에서 자리를 옮겼으나 이번에는 다른 기업으로 옮겨 더욱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번 부임을 한국IBM의 로터스코리아 통합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데.
▲제가 로터스에 온 것과 IBM의 로터스 통합전략은 다른 문제입니다. IBM과 로터스는 지난 95년 합병 이후 한 가족처럼 지내왔습니다. 그렇지만 두 회사의 브랜드 힘을 지속하고 고유의 기업문화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IBM의 통합전략도 한 몸뚱아리로 만들기보다 재무와 인사 등의 부분적인 통합 운영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쪽에 맞춰져 있습니다.
저는 IBM의 문화를 잘 알며 이제 로터스에 몸을 담았습니다.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더욱 높이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하반기 사업전략은.
▲아직 업무도 파악하지 못해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 사장이 바뀌었다고 전략이 달라져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어떠한 전략이든 일관성과 비전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만 결실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전략은 이달 사내와 협력사 및 고객사의 의견을 수렴해 확정하려 합니다.
-경영자마다 경영 철학을 갖기 마련이다. 남 사장은 어떤 것을 중시하나.
▲크게 수치와 사람 두 가지를 봅니다. 로터스의 제품을 쓰는 사용자는 세계적으로 3400만명인데 우리나라는 34만명에 불과합니다. 이 정도 수치도 국내에서는 정상급이나 내년까지 100만명을 돌파해보고 싶습니다. 제품 매출도 지난해의 두배 이상 늘어난 120억원을, 내년께에는 200억원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건은 좋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수치를 달성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장은 직원들에게 충분한 여건을 만들어주는 보조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과 지속적이고 전문화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신바람나게 일하는 회사」를 만들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시장에서 경쟁은 꼭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수한 제품과 솔루션을 갖고 있습니다. 판단은 고객의 몫입니다. 공정한 룰을 유지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도 환영합니다. 고객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8월께 사용자 그룹을 만들 계획입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