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선다변화제도의 완전 폐지를 계기로 수입오디오업체들이 대한 시장공략을 한층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벌써부터 이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IMF에 따른 환율인상으로 오디오 수입을 자제했던 현지법인업체들과 수입업체들은 올들어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재고물량이 소진됨에 따라 수입물량을 크게 늘리는 한편 유통망을 확충하고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등 한국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처럼 수입업체들이 오디오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운 이유는 작년 12월 31일자로 수입선다변화 대상품목에서 완전히 풀려나 이미 시장공략의 토대가 어느 정도 마련돼 있는데다 미래의 주고객이 될 젊은층에 쉽게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입선다변화제도의 보호막에서 벗어난 가전분야 중에서도 당분간은 오디오시장에서 국내 업체와 일본 업체간의 가장 치열한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디오는 성능에 따라 크게 마이크로·미니·하이파이·하이엔드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에서도 수요가 가장 많은 미니컴포넌트시장을 둘러싼 양국간의 경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소니·파나소닉·아이와·파이어니어·JVC 등의 제품을 공급하는 수입업체들은 미니컴포넌트 오디오를 주력모델로 내세우고 있는데 현재 전체 수입물량의 85% 이상을 동남아산 우회 수입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일제 오디오의 특징을 살펴보면 몸체가 대부분 일체형이면서 볼륨감과 입체감이 뛰어나며 겉모습이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도록 매우 화려하고 돌비서라운드와 저음이 강화된 모델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동남아산 일부 미니급 오디오는 수입가격이 국산제품의 공장도가격보다 싸면서도 일부러 판매가격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최종 판매자들에게 높은 마진을 보장해주고 있는데 이 때문에 요즘 들어 대형할인점·혼매점·양판점에선 점차 국산을 외면하고 수입제품을 많이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산 미니급 오디오가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디자인이나 성능면에서 일제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데다 가격경쟁력이나 애프터서비스면에서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디오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3CD체인저를 내장하고 정격출력이 100W 이상인 미니급 오디오제품을 비교해 보면 파나소닉의 「AK27(100만원)」, 아이와의 「NSXS555(78만8000원)」, 파이어니어의 「A330(83만8000원)」, JVC의 「MXD701(100만4000원)」 등 일제 오디오는 80만원에서 1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반해 인켈의 「P363G(66만9000원)」를 비롯한 국산 오디오는 50만원에서 70만원대의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일제 오디오 중 요즘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JVC의 「MXD701」은 5개의 스피커로 완벽에 가까운 돌비프로로직 서라운드를 구현했으며 손끝으로 조작할 수 있는 멀티 컨트롤 스틱과 연주중에 디스크를 교환할 수 있는 독립된 트레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고 첨단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돋보인다.
국산 오디오로는 단일 모델로는 처음으로 5년 연속 판매량 수위자리를 지키며 히트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국내 오디오시장에 샴페인 골드붐을 일으킨 인켈의 「P363G」는 미니급 제품으로서 갖춰야할 모든 기능을 고루 갖춘데다 성능대비 가격경쟁력이 뛰어나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수입업체들이 아직까지는 값이 저렴한 동남아산 보급형 모델을 주로 공급하고 있지만 조만간 일본 본토에서 생산한 고품질 미니컴포넌트 오디오의 수입을 늘릴 것으로 예상돼 이에 맞서 국내 업체들도 신제품 개발에 있어 음질 및 디자인부문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