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밀레니엄 리더 (3)

앤드류 앵커 핫와이어드 사장

 인터넷 잡지 「핫와이어드」는 「디지털혁명 시대의 롤링 스톤스」로 불린다. 요즘엔 창간 당시 네티즌들을 매료시켰던 파격적이고 도전적인 편집방향도 색이 바랜 듯 보이지만 핫와이어드가 인터넷 출판의 개척자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핫와이어드사는 샌프란시스코의 금융1번지 마켓스트리트 남쪽에 있는 소마(SOMA:South of Market Street)거리에 위치해 있다. 멀티미디어 걸치(계곡)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세계각국의 카푸치노 자본가(카푸치노를 즐겨 마시는 세련된 사업가)들이 인터넷에 콘텐츠를 실어 보내기 위해 모여드는 장소다.

 앤드루 앵커는 이곳에서 핫와이어드의 디지털혁명을 지휘하고 있다. 핫와이어드의 설립자 루이스 로제토는 검은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에 유쾌한 성격으로 주변에 사람들을 몰고 다니는 사교적인 인물이나 체계적인 경영에는 자신이 없었다. 「일렉트릭 워드」라는 테크놀로지 잡지를 창간해 파산한 경험이 있는 로제토에게는 핫와이어드라는 새로운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어줄 경제전문가가 필요했다.

 앵커는 컬럼비아대학 경제학과 출신으로 핫와이어드에 합류하기 전에 투자은행 스털링 패요트사에서 미디어와 정보통신 관련기업 투자금융 업무에 종사했다.

 뉴욕의 금융회사 퍼스트 보스턴에서는 라디오·신문·방송·잡지사와의 비즈니스를 맡았다. 미디어에 대한 그의 관심은 이 때 비롯된 것이다.

 앵커가 당시 최고의 인기직장이던 투자금융회사를 그만두고 디지털 출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 뉴 저널리즘」, 말그대로 아주 새로운 저널리즘을 선보이기 위해서였다.

 그는 핫와이어드(http://www.hotwired.com), 서크(http://www.suck.com), 네티즌(http://www.netizen.com)의 개발을 직접 지휘했다.

 앵커는 『언제 어디서나 커팅에지(최첨단)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웹의 시대에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되고자 하는 야심을 드러냈다.

 앵커는 회원권과 전자메일, 그리고 배너광고처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핫와이어드가 최첨단에 설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페이지 상단부분에 실려 클릭하면 광고주의 사이트로 곧장 링크되는 배너광고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볼보·클럽 메드(세계 최대의 휴양전문 회사) 같은 유명기업들이 초창기부터 핫와이어드에 광고를 실었고 배너는 순식간에 인터넷 광고의 원형이 됐다.

 앵커는 경제학과 출신이면서도 사진·음악·문학, 무엇보다 미디어에 대한 전문가다. 그는 핫와이어드 창간 당시 해외 이벤트를 다룬 월드비트,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한 르네상스, 디지털 아트와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보여준 키노, 토론 포럼으로 운영된 피아자 등을 선보이면서 웹 출판의 새로운 모델을 창조했다.

 핫와이어드는 이미 지나간 유행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CNET이나 ZDnet과의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뭔가 세련되고 색다르고 멋진 기사를 원하는 네티즌들에게 여전히 핫와이어드는 새로운 문화의 상징이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