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취미> 기타연주-이경석 3R 사장

 3R사의 이경석 사장(34)은 취미가 기타연주다. 특히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정열적인 집시춤이 생각나는 플라멩코 기타를 좋아한다.

 『클래식기타가 가을 정취를 불러오는 잔잔한 선율이라면 플라멩코는 여름밤에 잘 어울린다고 할까요. 듣고 있으면 절로 흥이 납니다. 불레리아스를 즐겨 연주하는데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굿거리 장단쯤 됩니다.』

 이 사장은 아마추어라고 하기에는 아까울 만큼 뛰어난 연주실력을 갖고 있다. 영훈고등학교 시절 그룹사운드에서 리드기타를 맡았고 지금도 아람기타 합주단원으로 틈만 나면 기타를 잡는다.

 즐겨 연주하는 곡은 아스투리아스. 원래는 스페인의 작곡가 이사아크 알베니스의 클래식 피아노곡이었는데 기타로 편곡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거의 20년간 기타와 함께 하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85년 9월 첫번째 기타 독주회를 생각하면 지금도 진땀이 난다. 그때 이 사장은 검은색 양복에 흰색 반팔 와이셔츠를 입고 명동성당 문화관에 섰다.

 『말할 수 없이 긴장했죠. 초가을 저녁이라 선선했지만 수백명의 청중에 둘러싸여 한여름을 방불케 할 만큼 덥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두 곡까지는 무사히 연주를 마쳤는데 세번째 판타지아 오리지널에서 문제가 생겼죠. 트레몰로에 이어 매우 빠른 아르페지오로 넘어갈 무렵 갑자기 왼쪽 둘째 손가락에 쥐가 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사장은 쥐가 난 손으로 연주를 하는데 아픈 것도 몰랐다며 무대 뒤로 나와 보니 와이셔츠를 짜면 물이 나올 정도로 흠뻑 땀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고 첫 독주회 무대를 회상한다.

 이 사장은 아름다운 음악으로 가득 채워진 삶이 행복하다고 믿는 음악애호가다. 그래서 기타 이외에 노래도 부르고 합창단 지휘도 한다. 한때 신부가 되려고 신학교에 다닌 적이 있을 만큼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라틴어 성음악에도 심취해 있다.

 서울대교구 종교음악원 부설합창단 「무지카 사크라」의 단원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현악기뿐 아니라 클라리넷 같은 관악기도 배워볼 생각이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