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을 이루는 요소 기술들이 새로운 버전으로 진화하면서 인터넷 환경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00년에는 이미지 포맷인 JPEG이 JPEG 2000으로, 인터넷 언어 XML이 XMLRPC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내년 초 발표될 JPEG(Joint Photographic Experts Group)의 차세대 버전은 JPEG 2000. 현재 쓰이는 JPEG은 압축비율이 높은 반면 DCT(Discrete Cosine Transformation)라 불리는 데이터 인코딩 방법을 사용하면서 이미지가 손상되는 단점이 있다.
DCT는 고주파의 컬러정보를 잃어버리거나 압축과정에서 형성된 블록들이 컬러의 경계선을 따라 드러나 보임으로써 그래픽 이미지를 훼손시킨다.
그에 비해 디지털 이미징 그룹 JPEG2000위원회가 표준화를 추진중인 JPEG 2000은 압축비율을 더욱 높이면서도 이미지 품질을 보존할 수 있는 솔루션. 비결은 웨이블릿(Wavelets)이라 불리는 이미지 표현기법을 이용해 DCT 압축으로 생기는 블록현상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이블릿이란 말 그대로 잔물결을 만들어 연속적으로 흐르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수학적 기법이다. 웹에 떠오른 그래픽 파일이 잔물결로 표현되면 어떤 지점에서든 물결의 흐름을 더욱 잘게 잘라내 매끄러운 선으로 만들 수 있다. JPEG2000위원회에 의하면 인터넷은 서로 다른 대역폭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기 때문에 웨이브릿 기법을 실용화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된다.
JPEG 2000은 웨이브릿 효과 이외에도 컬러 표현이 다양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현재의 JPEG 파일은 RGB 데이터만 담을 수 있지만 JPEG 2000은 CMYK라든가 CIE 방식까지 포함해 256채널의 생생한 컬러를 웹에 표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JPEG 2000은 다양한 프로파일 정보를 파일에 삽입할 수 있다.
그동안 차세대 언어로 불려온 XML도 새로운 버전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HTML이 텍스트와 그래픽의 레이아웃을 결정한다면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은 그 토대 위에서 데이터를 설명하는 일반적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웹은 HTML 위에 건설되고 XML로 재건축되는 셈이다.
XML은 웹 콘텐츠를 설명하는 일종의 태그(Tag)다. 마치 백화점에 진열된 옷에 가격과 브랜드를 표시하는 꼬리표가 붙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웹에서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찾는다면 XML은 연극 속에 포함된 텍스트를 검색엔진이 정확히 골라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쇼핑몰 프로그램이 가장 싼 물건을 찾는 데도 XML이 필요하다.
이처럼 중요한 요소 기술인 XML의 다음 버전은 XMLRPC(Remote Procedure Call)라고 불린다. XMLRPC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특히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웹이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계약서라든가 주문서 같은 비즈니스 도큐먼트들을 지능적으로 표현하려면 XML처럼 간단한 키워드가 아니라 보다 세밀한 부분까지 규정할 수 있는 카탈로그식 설명이 필요하다. XMLRPC 프로토콜은 XML의 기반 위에서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을 묘사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체의 미들웨어를 생각하면 XMLRPC를 이해하기 쉽다. 미들웨어는 서로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는 기계들이 같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구축된다. 매킨토시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가 기업용 네트워크 위에서 연동하는 것.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원거리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RPC의 개념이다.
XML을 기반으로 RPC를 형성한 XMLRPC는 웹을 위한 에스페란토어나 마찬가지다. 멀리 떨어져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작동하는 기계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통언어인 셈이다. 이같은 에스페란토어는 전자상거래 확대에 결정적인 공헌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