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로켓 연구회(회장 윤현식·기계항공학부 2년)는 우주비행을 꿈꾸는 로켓 마니아들이 모인 동아리. 회원들은 여름 방학이 되면 더욱 바빠진다. 오는 8월에 과학문화재단이 올림픽 공원에서 개최하는 「과학축전」에 참가하는 데 이어 9월에는 전국 대학로켓 동아리들이 실력을 겨루는 「로켓 경진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윤현식 회장(20)은 동아리 활동의 매력을 『몇 달 동안 제작한 로켓이 하늘에서 요동을 치거나, 발사대에서 출발도 못하고 멍청히 있을 때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허무하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내 로켓이 하늘을 날았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요즘 윤씨가 새로이 공부하고 있는 내용은 컴퓨터를 이용한 로켓 설계. 그는 『최근 동아리의 한 회원이 우연히 인터넷에서 비행 체의 무게중심을 계산해 이를 3차원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해주는 VCP(Visualized Center of Pressure)라는 프로그램을 구한 후부터 로켓 설계작업이 훨씬 쉬워졌다』고 말한다. 또 PEP(Propellant Evaluation Program)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로켓 추진체의 성능을 계산, 로켓의 비행궤도까지 그려준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공 계열 재학생 25명으로 구성된 로켓 연구회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저변확대를 위한 모델 로켓 제작과 자체 개발 품인 소형 로켓 IS(InhaSpace)시리즈 제작이다.
모델 로켓은 모형 항공기처럼 종이, 나무 등으로 만든 동체에 미국에서 수입한 엔진을 끼워 조립하는 것으로 일반인들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이들의 자랑거리인 IS시리즈는 순수 인하대 로켓동아리의 기술로 제작된 소형 로켓이다.
이 로켓은 지난 86년 설립된 로켓연구회가 지난 14년 동안 수행한 연구의 결정체다. 로켓연구회는 이렇게 제작한 모델 로켓과 소형 로켓, 실험장비 등을 모아 학교 축제 때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전시회를 개최하는 한편 지난해에는 인하대, 경희대, 항공대, 충남대 등 4개 대학이 참가하는 전국 대학 로켓 경진대회를 열기도 했다.
연구회는 또 일반인 대상의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보육원을 방문해 로켓 발사 시범을 보이고, 고교생 대상의 로켓 캠프도 개최, 모델 로켓의 제작 및 발사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로켓연구회는 학교에서는 힘든 동아리로 유명하다. 단순히 취미활동 삼아 가입했다간 한마디로 「큰 코 다친다」는 것. 엔진, 동체, 제어장치,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로켓 제작에 관련된 분야별 토의가 매주 1∼2차례 있고, 자료 조사, 검토 등 이론적 준비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위험한 화약류를 직접 다루는 일이라 실습에 앞서 철저한 준비와 사전연구는 필수다. 지난 92년엔 소형 로켓 추진제를 만들던 중 폭발사고가 발생, 회원 1명이 숨지는 불상사도 있었다. 이렇듯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성장해온 인하 로켓 연구회원들은 더 우수한 로켓을 제작하기 위해 방학인 요즈음에도 아침 일찍 동아리 사무실에 나와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와 씨름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