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SW (하)
IMF체제가 들어선 이후 침체를 거듭해온 국내 소프트웨어(SW)시장은 올 상반기를 고비로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정보화 투자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주요 SW업체들은 대부분 지난 상반기의 매출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수요가 증가하는 SW시장의 특성상 하반기 전망도 밝은 셈이다. 관련업계는 국내 SW시장이 하반기에 IMF 이전 수준의 시장규모를 되찾아 연평균 40%대에 육박했던 옛 영화를 다시 한 번 누릴 것이라는 기대가 벌써부터 흘러 나오고 있다. 하반기 SW시장 활성화의 기폭제는 바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SW. 제조업에서 유통업에 이르기까지 국내 기업들은 저마다 경쟁력 향상의 일환으로 기존 애플리케이션SW를 갈아엎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데이터웨어하우스(DW)·전사적자원관리(ERP)·기업간(B to B) 전자상거래 등 기업으로부터 수요가 높은 애플리케이션SW시장이 올 하반기에 크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위험관리시스템·수익원가관리시스템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기관을 비롯한 공공기관에서도 전자정부 구현 정책에 힘입어 그룹웨어·인터넷시스템 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SW를 활발하게 도입할 전망이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SW시장이 활성화하면서 덩달아 시스템관리시스템·미들웨어·케이스툴과 같은 분야도 활성화할 전망이다. 올초까지만 해도 비관적이었던 개인용 SW시장은 경기 회복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력 향상, 정품 사용 운동, 인터넷 문화의 확산 등의 영향으로 얼마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업용이든 개인용이든 거대한 물결로 다가온 인터넷 바람은 올 하반기 SW시장에 거세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SW업계 구도는 시장 주도권을 가진 일부 외국계 SW업체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쪽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들 시장 주도적 업체와 독자적인 솔루션을 보유한 국내 중소 SW업체의 전략적 제휴도 하반기에 부쩍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SW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 움직임이 하반기에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따른 SW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붐도 한껏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년여 동안의 혹독한 시련 속에 단련된 국내 SW업체들은 더욱 개선된 체질과 신제품을 앞세워 올 하반기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WP 및 기타 SW
400억원으로 추산되는 올해 워드프로세서 및 사무용 통합패키지 SW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올 연말 신제품을 출시해 선두 자리를 고수하겠다는 전략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세인 국내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는 계획 아래 올 하반기 대대적인 시장 공세를 준비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워드 및 사무용 통합패키지SW 사업이 변신의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보고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투입하고 있다.
백신SW는 올초 각종 바이러스의 만연과 정품SW의 사용 확산에 편승해 하반기에도 고성장이 기대된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트랜드코리아·시만텍·하우리 등은 첨단 바이러스에 대비한 백신SW를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홈페이지 제작SW는 개인별로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서버할당서비스의 확산으로 올 하반기부터 크게 활성화하고 미국·일본 등지로의 수출도 활발할 전망이다.
* OS.데이터베이스
하반기 OS시장의 최대 이슈는 공개 OS인 리눅스와 윈도NT와의 주도권 싸움이다.
일부 프로그래머의 전유물이다시피했던 리눅스는 지난 상반기에 다양한 제품군의 등장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했으며 OS를 넘어 워드프로세서·사무용SW 등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리눅스는 인터넷의 급속한 확대에 힘입어 웹서버·메일서버 등을 중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에 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중 윈도NT의 새 버전인 「윈도2000」과 개인용 OS인 「윈도98 세컨드에디션」을 출시해 아성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하반기 OS시장에는 모빌컴퓨팅기기, 정보단말기기(PDA), 지능형 가전기기 등에 채용되는 OS 시장에 대한 쟁탈전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 시장을 놓고 윈도CE로 승부를 걸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자체 개발한 팜파일럿용 OS인 팜OS로 승부수를 띄운 스리콤, 통신기기 업체들의 연합체인 심비언 진영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00억원 수준에 그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은 올해는 약 800억∼9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전통적인 경영정보시스템(MIS)·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EC·콘텐츠 관리 등 인터넷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플랫폼 수요, 멀티미디어 데이터 처리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기업 수요가 집중된 데이터웨어하우스(DW)와 전사적자원관리(ERP)는 그 성장세가 올 하반기에 한층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DW는 데이터마이닝, 데이터베이스(DB) 마케팅, 고객관리(CRM) 등의 솔루션과 결합되면서 통신업체,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기관, 유통업체,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전 업종으로 파급되는 추세다. DW시장은 상반기의 활발한 구축 움직임이 하반기에도 이어져 올해 1000억원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올 상반기에 조흥은행·교보생명·동부화재·신영증권·성업공사·좋은사람들·노동부 등 30여 업체 또는 기관에서 DW시스템을 도입했거나 구축에 들어갔다. 하반기에는 현대해상·아남반도체·비씨카드·대우증권 등 50여 업체가 DW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DW의 대중화 시대를 앞두고 있다.
DW시장에서는 ERP 및 EDMS와의 연동, 적용이 쉽고 빠른 패키지형 솔루션의 출현, 전사적 정보 포털로서의 위상 변화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ERP 분야는 국내기업들이 올해 정보기술(IT) 투자의 1순위로 꼽는 만큼 하반기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 지난해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 커진 2000억원대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따라서 ERP패키지 SW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를 시장 선점의 최대 분수령으로 보고 제품력 향상은 물론 시스템통합(SI)업체, 컨설팅업체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이미 ERP를 구축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추가 애플리케이션과 컨설팅에 대한 신규 수요도 하반기에 활발하게 나올 전망이다. 대기업시장에서는 공급망관리(SCM), 전자상거래(EC), 통합고객정보시스템(CRM) 등 확장ERP에 대한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중견 및 중소기업 시장에서는 얼마나 짧은 기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느냐가 성패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SW를 한데 통합하는 전사애플리케이션통합(EAI) 분야는 7월중 구축에 들어갈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LG전자·현대전자·삼성전기 등에서 도입이 활발할 것으로 보이나 애초 예상과 달리 시장규모는 100억원 안팎으로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미들웨어.개발도구
웹환경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이를 구현하는 웹 애플리케이션서버 시장이 상반기에 이어 단연 가장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상반기는 광주은행·신세계그룹·LG전자·한진해운 등 30여 업체가 웹 애플리케이션서버를 도입했다. 하반기에도 기업 포털사이트 확대, 전자상거래 수요 확산, 인터넷 고객관리, 매장관리를 위해 웹 애플리케이션서버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급증해 2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개발도구 시장은 지난해 200억원 수준에서 올해 250억원으로 25%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자바와 웹에 기반한 새로운 개념의 개발도구가 전통적인 클라이언트서버형 개발도구를 밀어내고 전면에 등장할 전망이다.
시스템관리SW 분야는 인터넷의 활발한 도입에 따른 분산환경의 확산과 날로 다양해진 시스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수요에 힘입어 올해 안에 3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 EDMS.KMS
지난해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전자문서관리(EDMS)시장은 상반기 회복단계를 지나 하반기 호황 국면으로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지난해 20여개에 그쳤던 EDMS 구축 프로젝트가 올 상반기 들어 70∼80개 출현했으며 하반기에만 100개가 새로 생길 것으로 예상돼 2000억원대의 사상 최대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이 유력하다.
EDMS시장은 관공서 위주의 수요에서 탈피해 최근 △부산은행·산업은행·푸르덴셜생명보험 등 금융권을 비롯, △SK텔레콤·한국통신프리텔 등 통신업체 △LG칼텍스·풀무원·SK마그네틱스·동산씨앤지 등 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요층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EDMS 분야의 최대 이슈는 그룹웨어와의 연동이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절반 이상이 그룹웨어 연동에 초점을 맞춘 수요에 집중될 정도다. 또한 KMS 시스템으로의 확장, 업종별 솔루션으로의 특화 움직임 등도 올 하반기에 나타날 새로운 흐름으로 꼽힌다.
KMS분야는 구축 효과는 물론 기존 정보시스템과의 영역 구분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도입이 미흡했으나 하반기에 가장 각광받는 신규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부산은행·삼양사·대림산업·가스공사·현대자동차·전자통신연구원·SK·넷츠고 등 굵직굵직한 업체 및 기관들이 21세기 선진경영을 위한 기반마련을 위해 전사적 KMS를 표방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KMS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특히 KMS는 이제까지 EDMS나 검색엔진, 웹기술 활용 수준에 그쳤던 한계를 넘어 CRM·DW 등 기업내 각종 정보시스템과 연결되고 푸시 기술·에이전트 기술 등 지식을 능동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신기술과 접목하면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라스21·대림정보통신 등 대부분의 KMS 솔루션 업체들은 10개에서 많게는 40∼50개의 KMS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공격적인 전략을 세웠다. 그룹웨어 분야는 공공시장에서 기업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전자결재에 대한 수요보다는 EDMS·ERP 등 다른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컴퓨터산업부 소프트웨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