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터쇼의 대명사인 서울모터쇼가 양분될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의 포드, 일본 혼다, 독일의 벤츠 등 국내에 진출해 있는 10개 수입자동차업체들이 내년 5월께 서울모터쇼와 별도로 독자적인 자동차전시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최병권 회장(사브코리아 대표)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서울모터쇼와 별도로 수입차 모터쇼인 「코리아 임포트 모터쇼(Korea Import Motor Show)」를 개최키로 확정, 코엑스측과 최종 전시회 일정을 조정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이에따라 내년부터 국내 자동차 전시회가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서 주최하는 현대·대우·기아 등 완성차 3사 중심의 격년제 「서울모터쇼」 그리고 수입차협회 주최의 「수입차 모터쇼」로 양분되는 절름발이 전시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수입자동차협회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5월 서울모터쇼 개최시 수입차협회측과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전시회 참가비용 및 부스 배정을 둘러싼 알력을 보이면서 행사를 보이콧 하는 등 갈등을 빚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입자동차협회의 한 관계자는 『차기 서울모터쇼가 2001년에나 개최돼 지난 5월 서울모터쇼에 불참한 수입차업체들로서는 4년이란 공백기가 한국시장 마케팅에 치명적』이라며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독자적인 모터쇼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수입차 모터쇼가 성사되면 BMW·GM·포드·볼보 등 기존의 수입차 공급업체뿐 아니라 최근 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로 한국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도요타 등 15개 외국 자동차업체들이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자동차협회의 결정을 바라보는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5월 서울모터쇼가 반쪽으로 치러진 데 이어 수입차업체들만의 대회개최가 성사될 경우 수입차와 완성차업체 사이에 감정의 골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