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자동화(FA)시스템의 Y2K 문제 해결이 타 산업 분야보다 미진한 것으로 알려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대내·외 전문인력을 투입, Y2K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한 대기업과는 달리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Y2K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거나 인지하더라도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입할 자금과 인력 부족으로 방치해 두는 사례가 허다하다.
특히 Y2K 문제를 대부분 해결한 정보기술(IT) 분야와는 달리 밖으로 드러나 있지 않아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설비(Embedded System)들과 이러한 설비들이 서로 연동하여 동작하는 것을 뜻하는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을 통칭하는 비정보기술(NonIT) 분야는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임베디드시스템(Embedded System)이란 기계장비나 설비, 프로세스 등을 제어하는 현장에 설치되어 사용되는 설비 중 절대시간(Real Time Clock)을 기준으로 동작하는 자체내장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갖고 있어 Y2K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들의 정확한 숫자는 현재 파악이 불가능하지만 대략 전 세계적으로 250억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적어도 수백만개는 설치되어 있는데 이 중 20만개 정도에서 문제를 발생시킬 소지가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각종 FA시스템 중 컴퓨터 통합생산(CIM), 유연생산시스템(FMS) 등으로 구성, 운영되고 있는 자동화설비와 생산관리시스템을 사용하여 시간관리를 하고 있는 설비 및 자동제어시스템이 Y2K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중앙제어장치 중 로직이나 연산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날짜계산, 비교, 분류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자동화설비)과 논리연산 제어장치(PLC), 컴퓨터 수치제어(CNC) 장치, 산업용 로봇, 각종 컨트롤러 등 자동화 요소기기의 절대시간 기능을 사용하고 있으며, 생산관리 프로그램과 연계된 장비도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측정 및 검사설비 중 연·월·일·시간 등을 관리하여 날짜계산, 비교, 분류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설비, 복수의 로봇을 사용하여 생산라인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자동화시스템, 단독설비 중 연·월·일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도 모두 이 범주에 속한다.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문제 발생 유형은 자동창고시스템의 정보장애로 정확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거나 리얼 타임 클록이 99년 12월 31일 이후 처리기능 장애가 발생한다든지 2000년 이후 생산계획 중단 및 시스템 장애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또한 부정확한 프로그램으로 인한 생산지시 오류가 발생하거나 기간계산의 결과가 부정확하고 날짜의 대소비교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로봇이나 기계가 오작동해 인명 피해까지 있을 수 있다.
이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예산을 배정하고 전문가를 통해 문제 발생 가능성을 파악한 후 문제가 있을 경우 어떠한 일보다 우선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또 외부 전문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여력이 없다면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청 등을 비롯한 수많은 기관들이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Y2K 문제 유형 및 해결 방안을 참조, 해결하는 방안과 정부에서 지원하는 Y2K 관련 자금을 이용하는 방안도 권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