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FA시스템> 기고.. FA산업 현황

하명근 산자부 자본재산업국장

◇FA산업의 중요성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80년대 중반까지는 지속적인 설비투자로 생산능력을 확장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이러한 방식은 한정된 자본, 노동력 등의 자원을 일부 부문에 집중 투입하는 70년대 이후의 불균형 성장전략에는 적합하나 90년대 이후에는 그 한계점을 서서히 노출하게 된다.

 80년대 후반의 경제호황기에 분배를 위해 경제구조를 재편한 후 90년대에 우리 산업은 임금·금리·지가 등 생산비용의 지속적인 상승, 물류비용 급증 등 고비용 구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고비용 구조, 저성장 경제는 분배정의 실현, 환경, 위생, 안전 등 경제개발 이외에도 자원을 투입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업 부문도 이같은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나 임금 상승, 작업환경 개선에도 투자가 일어나야 하며, 이로 인한 추가비용을 생산성 향상, 품질 향상, 인력 절감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산업의 구조개선을 위해 공장자동화(FA:Factory Automation)를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FA를 추진하면서 FA설비와 핵심부품을 외국에 의존하게 된다면 결국 우리 산업은 FA기술을 보유한 선진국에 종속되고 조절되며 선진국보다 FA산업 투자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산업 여건에 적합한 FA를 추진, 자동화시스템 구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FA산업이 고도화해야 하고 이를 위한 정부·업계·학계 등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 FA산업 현황과 전망

 FA는 생산성 제고, 작업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기존의 생산설비에 유공압기기, 수치제어(NC)장치, 공정논리제어장치(PLC), 서보모터, 센서 등의 자동화기기를 설치하거나 자동화 설비 또는 자동화시스템으로 대체해 생산인력을 감축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무인화공장」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FA산업은 NC공작기계, 산업용 로봇, CAD/CAM 등 단위기기 중심의 협의의 개념에서 유연생산시스템(FMS), 컴퓨터통합생산(CIM), 지능형생산시스템(IMS) 등 시스템적인 광의의 개념을 모두 포괄한다 하겠다. 현재의 FA산업의 시장은 단위기기 중심으로 형성돼 있지만 점차 시스템으로 수요패턴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시스템적 FA산업의 현황을 계량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으며, 자동화기기 및 산업용 로봇 등 일부 품목에 대한 현황만 파악할 수 있다.

 FA는 선진국에서도 성장단계에 있는 기술이고 미국·일본·독일·영국·이탈리아 등 선진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은 대략 미국 35%, 일본 25%, 유럽 20% 정도다. 세계시장 규모는 97년 기준으로 678억달러로 추정되며 NC공작기계가 18.1%, 센서류가 10.3%, CAD/CAM이 28.3%를 차지한다. 지역별 수요로는 유럽 38%, 아시아 35%, 미국 24%다.

 현재 FA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급속한 기술혁신이며, 세계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른 경쟁의 격화는 메커트로닉스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국내 FA산업 현황

 90년대에 들어서 세계적인 경제성장률의 둔화는 FA산업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으나 기술혁신에 따라 서비스·의료복지 분야 등의 신규시장 창출도 활발해 지속적 성장이 예견된다.

 FA기술은 생산기술에서의 「정보화 혁명」의 도입으로 제품의 성능은 물론 제품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술로 앞으로도 정보화의 진전에 따라 더욱 발전돼 나갈 것이다.

 80년대 말부터 활성화하기 시작한 국내 FA산업은 주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으로부터 전자산업 등 타 제조업의 자동화가 확산됨에 따라 생산규모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90년의 시장규모는 6000억원을 넘어섰으며, 90년 이후에도 연평균 15∼20%의 고도성장을 지속해 96년의 시장규모는 1조6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기술수준은 아직도 핵심기술의 자립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수입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수출산업화가 부진하다.

 국내 FA산업의 가격경쟁력을 일본과 비교해 보면, 산업용 로봇 및 NC 선반의 경우 각각 일본의 85%, 85∼90% 수준이다. 기술수준 격차는 이보다 더 크며, 특히 핵심기술 및 핵심부품은 상당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FA산업의 당면 과제

 1)수입선다변화 제도의 해제

 우리나라 FA산업은 대일의존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특히 심하다. 99년 7월부터 수입선다변화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독일 등 선진국들은 수치제어장치, PLC, 서보모터 등 핵심부품 시장의 약 90%를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FA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에서 기술을 도입해 생산해온 NC 공작기계 등에 대해 수입선다변화제도를 운영함에 따라 일본업계는 직접적으로 우리나라에 완제품을 공급하는 데 애로를 느껴왔으며, 이에 따라 핵심부품과 기술을 제휴형태로 한국 업체들에 공급해왔다.

 그런데 수입선다변화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핵심부품의 공급을 제한하면서 완제품 판매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수입선다변화제도 해제에 대비해 핵심부품의 자립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개발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으며, 이미 몇몇 부문은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고 있다.

 2)FA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방향

 FA산업은 제조업 전체의 기반이 되는 산업으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선진국들도 FA산업을 산업경쟁력 강화의 관건이 되는 핵심산업이라고 인식하고 FA산업부문의 기술개발과 수요진작 등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FA산업의 핵심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일본·EU 등이 참여하는 「국제IMS공동연구프로그램」을 95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FA산업은 21세기에 정보산업과 더불어 성장하는 주요산업이며, 우리나라의 FA산업도 성장단계에 있다.

 특히 우리경제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기업의 경영혁신이 가속되면서 FA산업의 수요를 크게 진작시킬 것이다.

 정부는 FA산업이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으로 인식하고 그간 단위부품·자동화기기류를 비롯, 시스템단위의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해왔다.

 특히 올해에는 국내기술로 CIM 모델플랜트 6개가 완공되고, 자동화기기의 핵심인 CNC장치의 기술개발이 완료되며, 선진국간 공동연구조직인 「국제IMS프로그램」의 정회원국 진입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와 같은 FA산업부문에서 다양하게 추진돼온 시책 등을 점검하고 세계 FA산업 동향과 국내 발전여건 등을 고려해 FA산업을 21세기 국가 핵심 유망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